전쟁 지역 매출 급감에 실적 하락
원가 상승 압박·의약품 공급 부족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올 한 해 전쟁, 총파업 등 불안했던 국제 정세의 불씨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비즈니스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쟁 지역 매출 급감에 따른 실적 하락,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 감소, 의약품 공급 부족 등 다양한 타격을 입었다.
GC녹십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이 회사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지난 3분기 해외 매출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226억원에 비해 77%나 줄었다.
헌터라제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향 수출이 급감하면서 GC녹십자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2012년 출시한 헌터라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출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고마진을 내는 제품이자 GC녹십자의 주력 품목이다.
올 상반기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 시위가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나며 유유제약의 비강 세척액 '피지오머'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피지오머는 유유제약이 2001년부터 프랑스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호흡기 건강을 위해 비강세척이 일반화된 유럽에서 비강세척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제품이다. 알레르기 비염, 비부비동염, 코감기 등 코 질환으로 인한 증상 완화 및 코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총파업 시위가 상반기에 프랑스 전국적으로 진행되면서 2개월 가량 수입이 안 돼 국내 공급에도 차질이 생긴 바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급이 마비됐던 의약품 원료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가격이 뛰었다. 특히 유럽쪽에서 들어오는 원료의 가파른 원가 상승으로 기업들에 압박을 가했다.
의약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부형제에는 옥수수 전분을 많이 쓰는데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못 구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품목마다 천차만별이라 어떤 부자재는 30% 이상 가격이 올랐다"며 " 평균 10% 안팎으로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아 원료가격 상승분을 환율 상승분으로 상쇄했으나 내수 위주의 기업일수록 원가 상승의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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