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준다고 주권 포기하고 위성국 될 수 없다"
"서방, 내란 조장하려고 해…국익 위해 할 일 많다"
통합러시아당, 차기 대선서 만장일치로 푸틴 지지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내년 3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5기 정권 목표로 '주권'을 제시했다.
17일(현지시간) AFP, 메두자 등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 나서 "러시아가 주권국이자 자급자족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아니면 존재하지 않을 것인지를 기억하고,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아이들에게도 일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항상 주권을 가질 것"이라며 "우리는 외국의 충고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일부 국가처럼 소시지를 대가로 주권을 포기할 수 없고, 누군가의 위성국가가 될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을 추진해 온 친(親)서방 우크라이나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이 건넨 떡고물에 우크라이나가 꼭두각시로 전락했다고 혹평을 내린 셈이다.
아울러 "서방 국가는 러시아에 내란을 조장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러한 전술은 효과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할 일이 많다. 러시아는 '역사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러시아당 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서방 국가는 위험하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적"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데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다"고 지지를 촉구했다.
복역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 8일 푸틴 대통령의 대선 공식 출마 선언에 맞춰 열흘 동안 연락이 끊긴 상태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政敵)으로 꼽힌다.
통합러시아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을 다음 대선에서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정했다. 통합러시아당은 국가두마(하원 의회)와 연방평의회(상원 의회)에서 각각 324석(72%), 142석(80%)을 차지한 유력 정당이다.
다만 2012년 탈당하기 전까지 통합러시아당 소속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무소속으로 나선다.
러시아 대선은 내년 3월 15일~17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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