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부터 가상자산 '공정가치' 적용
'큰손' 기관 수요 자극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처리가 가능해진다. '큰손'이자 신규 수요에 속하는 기관 투자자의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회계 표준을 공정가치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적용 시점은 내년 12월 15일이다.
공정가치 사전적 의미는 합리적 거래를 전제로 다른 당사자 간 자산이 거래될 수 있는 가격이다. 즉 '시장에서의 가격'이란 뜻으로 시세와 의미가 유사하다. 하지만 회계에서는 공개적 시장은 없을지라도 잠재적 거래가 가능한 금액을 표시할 경우가 많아 시세보다 더 포괄적 표현인 '공정가치'를 사용한다.
공정가치 적용을 가장 반기는 곳은 법인이다. 기존에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에서 손실을 보면 평가손을 반영하고, 이익을 봤을 때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기업 고유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하지만 이번 적용으로 평가익도 반영할 수 있게 됐다. 가상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업 가치에 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내년에는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드는 법인들이 증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간 가상자산 가치 평가와 재무제표 반영 방안이 모호한 탓에 투자에 망설였던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라이트 스파크 데이비드 마커스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기업들의 거대한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설립자 역시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FASB가 마침내 내년 회계연도에 비트코인의 공정가치 회계를 공식 수용했다"며 "회계 기준 업그레이드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회계자산으로 채택하는 것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코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이미 거듭 소모된 재료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반감기 ▲금리인하에 이은 새로운 호재기 때문이다.
나아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맞물려 기관 수요를 극대화한다면 폭발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규 수요에 속하는 이들의 참여가 늘어날수록 가격 상승과 시장 확대를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사 트리니토는 "현재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비중 추정치는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회계와 세무, 수탁 등 여러 방면에서 해결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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