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제3지대 연대 검토하며 세력화 나서
당내 친낙계·비명계 현역들 신당 합류 부정적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선언에 이어 제3지대 신당과 연대까지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섰지만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신당에 부정적인 여론이 대다수인데다, 친낙계·비명계 의원들까지 신당 합류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신당 지지 세력이 미약해 내년 총선에서 미미한 영향력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분을 만난 적이 있다. 만나서 각각 창당을 하신다는데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어떤 어려움은 없는지 그리고 힘내시라고 격려했다"며 "그리고 뜻을 모을 수도 있겠다 하는 여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정책이나 비전에 공통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국가 위기에 대한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며 "그다음에 정치가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큰 줄거리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제3지대 신당과 연대 검토를 시사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친낙계 의원들과 비명계 의원들도 신당 합류에 대해 부인하는 상황이다.
친문계 인사인 윤건영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그렇고 민주당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며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그런 심정"이라고 밝혔다.
친낙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과 이개호 의원은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병훈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신당에 참여할 의사가 없고, 신당에 반대한다"며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개호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16년 호남에 거세게 불었던 국민의당 바람 때에도 홀로 민주당을 지켰다"며 "민주당은 저의 전부"라고 적었다.
비명(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도 신당 창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께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숨 고르기 없이 갑자기 링에 뛰어들어 막 100미터(m)를 질주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같은 날 다른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 "저희랑 무관하게 진행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며 "왜 저렇게 서두르지"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도 현역 의원 합류가 어려운 상황에 대해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역 의원 합류에 대해 "정치인들의 거취를 남이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며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특별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바깥에서 이래라저래라 강요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에) 그동안 정치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각 분야의 전문직들, 조금 젊은 분들이 많이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명망 같은 것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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