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의원 "마이코플라스마 2년 전 대비 1.7배"
소아·청소년 유행 커… 코로나 기간 면역 못 얻어
"소아과 대란 해결, 진료체계 강화 대책 강구해야"
상황 이런데 소아 독감 예방접종 '하락' 지지부진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면역력이 약해진 탓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2년 전보다 134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1.7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환자는 올해 10월까지 2만659명, 독감 환자는 197만9974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마이코플라스마 환자는 70.1% 늘었고 독감은 1만3319%, 무려 134배 폭증했다.
이는 면역 부채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면역 부채'(Immunity debt)란 계절성 감염병에 노출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그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 크게 유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이 이어지면서 호흡기 등 각종 감염병의 유행이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소아에서 여러 감염병 대한 첫 노출이 늦어지면서 면역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4년 이후 최근 10년 간 연평균 환자 수는 마이코플라스마는 4만4626명, 독감은 121민2418.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2년차였던 2021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는 연평균의 약 4분의 1수준인 1만2144명, 독감 환자는 약 80분의 1 수준인 1만4754명만 발생했다.
그러나 일상회복이 진행되면서 마이코플라스마 환자는 올해 1~10월 2만659명으로 70.1%, 같은 기간 독감 환자는 197만9974명으로 1만3319% 폭증했다.
연령대별로 최근 10년 간 마이코플라스마 환자 44만7387명 중 9세 미만이 33만712명(73.9%)으로 가장 많았고 10~19세가 4만6557명(10.4%)으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는 0~9세 마이코플라스마 환자는 8595명에서 1만3497명으로 2021년 대비 56.7%, 10~19세 환자는 1324명에서 2714명으로 약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독감 환자 1213만6891명 중 0~9세 연령대는 448만5953명(3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19세가 261만6735명(21.6%)을 차지했다. 0~9세 독감 환자는 2021년 3322명에서 올해 63만5556명으로 191배, 10~19세 환자는 2021년 2226명에서 올해 61만2666명으로 275배 증가했다.
질병 당국은 마이코 플라스마 폐렴의 경우 신종 감염병이 아니며 백신은 없지만 항생제 치료가 가능한 만큼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른바 '소아과 오픈런' 양상에 대해서는 소아과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등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소아 환자 및 보호자들이 체감하는 위험도가 그만큼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로 유행해 실제 발생 상황이 많이 위험하지는 않고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다"며 "소아과 수가 줄었고 의료 시스템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합동대책반 회의를 통해 소아과 등 현장 의료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면역부채 현상이 진료체계의 부하를 일으키고 있지만 백신이 있는 독감에 대한 소아 예방접종은 지지부진하다. 어린이 독감예방접종률은 2018~2019절기에 74.5%에 이르렀던 것과 대조적으로 2022-2023절기에는 71%로 하락했다. 지난 9~10월부터 지난 6일까지 2023-2024절기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한 어린이는 66.1%로 70%에 미치지 못했다.
신 의원은 "코로나19 기간 높은 강도의 방역으로 감소했던 호흡기 감염병이 면역부채 현상으로 급증했지만 오히려 독감 예방접종률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마이코플라스마와 독감을 앓는 소아 환자가 많은 만큼 안정적인 소아 진료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살리기를 통해 의료공백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소아과 대란은 나아지지 않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소아과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소아진료체계 강화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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