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외교적 평화 방안 제시해야"
"국제 신탁 기구, 가자 국가 설립하자"
대표적으로 피터 베이너트 미국 뉴욕시티대 교수는 "팔레스타인 정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대인 좌파와 좌파 진영 전반을 대변하는 잡지 주이시커런츠(Jewish Currents·1946년 창간)의 총괄 편집장도 맡고 있다.
다른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을 파견하라는 제언과 2국가 연합체제를 형성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가자지구 평화해법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언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바이든 대통령이 해법 제시해야"…베르나르드 아비샤이 · 에제딘 피셔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다수는 온건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뢰할 만한 외교적 평화 방안을 제시하고 중재하면 이들이 지지할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신이 깊은 이스라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덕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 또 아랍 지도자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반미 정서를 앞세우기보다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이스라엘이 신뢰하는 유일한 강대국임을 인정한다.
2국가 건설 해법과 이스라엘 정착촌 해체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로 네타냐후 정부가 무너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이스라엘 점령을 끝내는 의미 있는 협상이 진행되면 하마스가 지지를 잃을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온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아랍국가들이 정치적 해법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압박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정부만이 아니라 이집트, 요르단 등 인접 국가들과 협력해야 안보가 보장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국가 해법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 단계로 1967년 설정된 경계선에 따라 점령지를 교환하는 협상이 필요하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국가로 복귀하는 대신 국제 위원회가 보상하는 한편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예루살렘은 중간선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행정적으로는 통합되지만 2국가 모두의 수도가 돼야 한다. 옛 예루살렘과 성전 산 등 분지 지역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미국,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로 구성된 국제기구 관리 아래 두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미국이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아랍의 NATO를 결성해 이집트와 요르단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군사 대표단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 미국,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이들 대표단이 집단 안보를 담당한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치안과 국경 통제를 담당하고 팔레스타인 보안군을 창설하며 팔레스타인 국가기구를 설치하고 군사 조직의 참여를 배제하는 선거를 실시한다.
다음 단계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과 지역통합을 위한 경제 투자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인접국들과 해수 담수화 사업에 합의한 적이 있으며 UAE-하이파 고속 전철 설치도 논의했다. 이들 계획을 실현해 팔레스타인 기업인들이 발전하도록 촉진함으로써 평화 구축과 경제 발전이 연관되도록 해야 한다.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를 잇는 철도를 개설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정착민 확대를 하지 않도록 요구해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설립한 신탁통치기구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를 잠정 통치해야 한다. 이 기구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통치, 하마스의 통치, 신뢰가 부족한 팔레스타인 당국에 의한 통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과거 자국 이기주의로 점철된 방식의 신탁기구가 아니라 미국, 이집트, 요르단, 유럽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합의제로 운영하는 신탁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안보리가 임명한 유엔 대표가 캐스팅 보트를 쥐는 방식이어야 한다.
1995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1999년 코소보와 동티모르에 실질적으로 이같은 신탁통치기구가 결성됐었다.
신탁통치기구가 안보를 담당하고 재건을 촉진하며 의료와 교육, 복지, 교통 등 공공 서비스를 담당한다.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폭넓은 지지를 받는 통합 정부를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신탁기구는 식민 통치 비난을 초래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와야 한다.
가자 지구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먼저 수립하고 3년간 임시 신탁통치를 거쳐 그 국가를 가자에 존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다음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전쟁 뒤 영토 갈등을 해결하고 보다 폭넓고 장기적인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자 지구에서 선거를 통해 수립된 팔레스타인 국가는 하마스와 다른 단체들이 무장을 해제하도록 할 정당성을 가진다.
이스라엘에 협력하면서도 국가 수립에 실패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도 해결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들어선 정부라면 이스라엘의 경찰기구에 불과하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이 강력히 이끌어야 한다. 특히 이스라엘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고 정식 유엔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
3년 시범 통치 뒤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지역으로 국가를 확대하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면 미국이 1947년의 유엔 팔레스타인특별위원회와 같은 것을 설치하도록 주도해 궁극적 평화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인 2003년 평화 로드맵에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방안이 제시된 적이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유엔과 러시아가 동의했었다. 당시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과 동시에 최종 단계 협상을 시작하도록 돼 있었으나 우리의 제안은 3년 통치 뒤 협상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이스라엘에 보다 덜 이념적이고 실용적인 새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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