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기후변화회의 탈퇴" 위협…미·영·加·濠·日, 협정 초안 서명 못해

기사등록 2023/12/12 19:53:51

화석연료 '폐기' 대신 '삭제' COP28 협정 초안에 강력 반발

태평양 섬나라들 "화석연료 유지하는 것은 곧 사망진단서"

사우디 등 산유국들, 화석연료 폐기 초안 유지로 약화시켜

[두바이(아랍에미리트)=AP/뉴시스]크리스 보웬 호주 기후변화부 장관이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호주,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단에 내놓은 협정 초안에 대해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에 대한 사망 진단서"라고 비난하며, 이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폐기할 더 강력한 합의를 요구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2023.12.12.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호주,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단에 내놓은 협정 초안에 대해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에 대한 사망 진단서"라고 비난하며, 이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폐기할 더 강력한 합의를 요구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크리스 보웬 호주 기후변화부 장관은 뉴질랜드, 노르웨이,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비유럽 선진국 모임 '엄브렐라 그룹'을 대표해 발표한 성명에서 11일 저녁 COP28 의장단이 내놓은 협정 초안에 당초 들어갈 것으로 여겨졌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기가 삭제되고 대신 단계적 감축이란 용어로 대체된 것을 강력히 비난하며, 이런 초안은 "충분하지도, 일관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작은 섬나라 국가연맹' 의장인 사모아의 세드릭 슈스터는 "우리는 사망 진단서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다.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기한다는 약속이 없는 협정에는 서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웬 장관은 COP28 의장인 UAE의 술탄 알 자베르와의 회담에서 슈스터의 이러한 발언을 언급한 뒤 "슈스터의 발언은 오늘 밤 이곳에 모인 많은 국가들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위태롭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사망 진단서에 공동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안에 몇 가지 긍정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 너무 약하다면서 "화석연료의 미래에 대해 훨씬 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기후 적응을 더 잘 다루며, 단지 한 걸음 더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변화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아니라 단계적 폐기가 이뤄져야만 한다. 과학에 따라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는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는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많은 국가들이 화석연료 폐기가 협정 초안에 포함되기를 원했지만 기후운동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이 초안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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