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공모주 시장이 다시 불 붙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상장 첫날 '따따블' 에 성공한 케이엔에스에 이어 LS머트리얼즈까지 2호에 이름을 올리며 공모주에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두산로보틱스 등 하반기 상장한 종목 가운데 공모가 대비 2~ 3배 이상 오른 곳들도 속출하고 있어 IPO 시장의 활황세가 당분간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LS머트리얼즈는 공모가 대비 가격제한폭인 300% 까지 주가가 치솟아 2만4000원에 장마감했다.
LS머트리얼즈의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은 전체 주식의 29.2%, 규모는 1184억원으로 앞서 공모주 첫 '따따블'을 기록한 케이엔에스(유통 물량 비율 15.5%, 규모 139억원)보다 유통 물량이 더 많았음에도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주가가 치솟았다.
앞서 LS머트리얼즈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 2025곳이 참여해 39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청약증거금으로 약 12조7731억원이 입금되며 경쟁률이 무려 1164.5 대1에 달했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 청약증거금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두산로보틱스, 필에너지, 신성에스티에 이어 네 번째다. 이로써 공모금액은 877억5000만원으로 늘어났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도 약 4059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500선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주가 변동이 큰 공모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 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얼즈의 성공적인 입성 이후 IPO시장이 급반전 됐다는 설명이다.
당시 에코프로머티는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경쟁률이 각각 17.2 대 1과 70.0 대 1로 저조해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개인들의 투자 자금이 몰려들며 주가가 연일 치솟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공모주 쪽으로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O시장은 당분간 활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지난달까지 73곳(스팩 제외)이다. 이달 상장 기업까지 포함하면 'IPO 붐'이 일었던 2021년(75곳)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닷컴거품'이었던 2002년 153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달에는 LS머트리얼즈를 포함한 블루엠텍 등 4곳이 상장해 올해 77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는 특례상장기업이 34곳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공모주 시장이 과열돼 투기 성향이 짙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면서 "과열 양상이 강해지면서 현재 IPO 시장 상황이 정상적이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도 케이엔에스를 예로 들면서 "아파트값이 하루 만에 4배 됐다고 좋은 부동산 시장이 아닌 것처럼 IPO 시장 분위기가 좋다고만 평가할 수 없다"며 "현재 IPO 시장은 과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주가 급등세에 맹목적인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장 첫날과 초반에 급등한 종목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며 "상장 이후에도 1년 이상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수익성, 매출, 성장성이 뒷받침됐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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