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옥천·영동군, 전문의 '1명'
의원 1개, 환자 최대 5000명 돌봐야
[보은·옥천·영동=뉴시스] 안성수 기자 = 소아 독감 확산 속 농촌 지역의 소아과 부족은 여전해 의료 공백 심화가 우려된다. 충북 남부3군만 해도 소아과 전문의가 지역마다 단 한 명밖에 없어 열악한 의료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충북 보은군에 거주하는 주부 강모(42)씨는 감기에 걸린 아들(10)과 소아청소년과가 아닌 보은읍의 한 의원을 찾았다.
보은읍 소재 한양병원에 군 유일의 소아청소년과가 있지만 매주 수요일 휴진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강 씨가 들른 이 의원은 아이를 포함한 모든 환자를 받아 늘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강 씨는 "학교에 독감이 유행한다는데 아이만을 위한 병원이 단 한 곳밖에 없어 늘 걱정"이라며 "보은에 아이들이 3000명 가까이 있는데 소아과가 1개 뿐인게 말이 되냐"고 토로했다.
옥천, 영동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역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개설한 진료과는 1개뿐이다. 이 진료과 휴진 시 전문의는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남부3군의 0~18세 인구는 지난달 기준 보은군 2810명, 옥천군 5170명, 영동군 4250명이다. 각 지역 소아과가 최대 5000명의 진료를 맡아야 하는 셈이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독감 유행이 커 의료 공백 심화가 우려된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올해 도내 7~12세 인플루엔자 의자환자 분율은 133.9명으로 지난해(15.3명) 대비 무려 7.8배 상승했다.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 1000명 당 인플루엔자 의자환자 비율을 뜻한다.
0세는 0명에서 31명, 1~6세는 21.7명에서 93.9명, 13~18세는 34.7명에서 95.1명으로 각각 급증했다.
지역 의료업계 관계자는 "대도시도 소아과가 부족한 상황에 농촌 지역에 소아과 개설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정부 차원에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농촌 지역의 소아과 공백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gah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