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해에 국민께 새로운 기대 드렸으면" 신당 창당 시점 밝혀
비명계 4인방은 "12월까지 당 변화 없으면 결단하겠다"…탈당 시사
실제 창당 여부는 불투명…정세균 3총리 연대설에 "실체 없어" 부인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에는 새로운 기대를 국민께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내년 초를 창당 시점으로 제시하며 제3지대 신당론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명(비이재명)계 4인 '원칙과 상식'도 12월까지 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거취를 결단하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 이재명 연대'를 구축해 민주당 집단탈당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내년 초 신당 출범을 목표로 두고 실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저녁 MBN 뉴스에 출연해 신당 창당 공표 시기와 관련한 진행자의 질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하며 창당 시점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그는 "창당이라는 것이 여러 단계가 있다. 국민들 앞에서 (신당 창당을) 밝힌다면 공허해지지 않을 만큼의 준비는 필요하다"며 실무 작업에 착수한 점도 알렸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만나 외연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만남 뒤 이 의원은 '정치 세력화' 얘기를 꺼냈고, 이 전 대표는 '이 의원과 같이 신당을 창당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지혜를 많이 보태 달라. 제가 뭐가 부족한지 이 의원이 잘 알지 않느냐고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가 보폭을 넓히는 사이 비명계 의원들도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당 지도부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 모임의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지지자 수백명이 참석한 토크쇼에서 당장은 신당 창당 계획은 없다면서도 12월까지 당에 변화가 없다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아직 신당 계획은 없다. 민주당이 바뀌면 신당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언급했다.
윤영찬 의원도 "12월까지는 민주당을 지키고 바꾸는 시간"이라며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우리의 마음이 만나는 순간이 생기면 그때 뭔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가 실제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지를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비명계 의원들 가운데서도 이 전 총리의 신당에 합류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상식' 4인방도 향후 거취를 놓고 미세한 의견차가 감지되고, 친낙계인 설훈 의원 등은 이 전 총리의 탈당을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있다.
여기에 '3총리' 연대설로 주목받아 온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오히려 '통합'을 강조하며 연대설이 실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표도 분열 양상이 짙어지자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만남 일정을 조율하는 등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도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성공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당 창당에 거듭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일단 세력이 모아져야 한다"며 "결국 이재명 대표의 결단에 따라 이 전 대표와 비명계의 행보가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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