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부회장 승진 없이 50대 리더로 물갈이"

기사등록 2023/12/07 16:09:20

2024년 정기 임원인사·조직개편 실시

부회장단 4인방 2선으로 물러나

7개 계열사 CEO 교체 및 승진자 규모 축소

[서울=뉴시스] 서울 종로구 SK 서린 사옥 전경. (사진=SK) 2023.10.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SK그룹이 7일 50대의 젊은 리더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세대 교체지만 그룹에 번진 경영 위기를 반영하듯 부회장 승진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이번 인사로 2017년부터 그룹의 성장을 이끌던 부회장단은 2선에서 각 사업의 자문을 맡아 신성장 동력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모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겼다.

이와함께 7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도 교체했다. SK는 SK㈜, 이노베이션, 에너지, 엔무브, 온, 실트론, 머티리얼즈의 CEO를 변경했다.

SK㈜ 사장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SK실트론 사장에는 이용욱(56) SK㈜ 머티리얼즈 사장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를, SK온 사장에 는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SK㈜ 머티리얼즈 사장은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은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맡는다.

이들은 모두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인 ELP(Executive Leader Program)를 수료한 인물이다.

지난해 기존 부회장단과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유임시켰던 것과 달리 올해는 50대의 새로운 인물 등용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경영 위기를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사장 및 임원 승진 규모도 대폭 축소했다. 올해 사장 승진자는 6명으로, 2023년 8명, 2022년 7명보다 줄었다. 신규 선임 임원은 총 82명으로 2021년 107명, 2022년 165명, 2023년 145명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신규 선임 임원 평균 연령은 만 48.5세로 낮아졌다. 지난해 신규 선임 임원 평균 나이인 만 49세에 비해 0.5세 젊어지면서 세대교체를 가속화 했다는 평이다.

SK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계열사가 조직 개편을 통해 효율화 전략에 나섰다. 주요 계열사 대부분 '미래'에 방점을 찍고 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이에 민첩하게 대처할 전략 조직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는 미래 선행 기술과 기존 양산 기술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을 주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기반기술센터를 신설한다. 또 글로벌 위기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존 글로벌 오퍼레이션 TF와 함께 관련 조직과 인력을 글로벌 성장추진 산하로 재편한다.

SK스퀘어도 투자지원센터 아래 '포트폴리오 전략 담당' 조직을 신설해 포트폴리오별 위기관리 기능을 강화하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유연한 조직 운영 체계를 도입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기 위해 위기 대응에 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간지주회사로서 정예화된 조직을 구성해 위기 및 경영 관리 기능을 강화한다. 전략, 성과, 재무 등 주요 경영 관리 기능을 통합한 전략·재무 부문도 만들어 전문성을 높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 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 전환점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