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계의 전설…연플리
"그냥, 그렇다고"…짧은대본
흙수저 보라 이야기…픽고
최근 서울시 청년정책 공식 유튜브 채널의 웹드라마 '서울에 삽니다' 조회수가 179만회를 돌파하며, 웹드라마 사업의 다각화에 박차를 가했다.
'서울에 삽니다'는 서울에 사는 청년들의 고민과 정책을 접목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다. 딱딱한 정책 홍보도 MZ 세대의 감성에 맞춘 콘텐츠들을 내놓고 있는 모양새다.
웹드라마는 10분에서 30분 이내의 짧은 길이의 영상에 비해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본격적으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한 건 2010년대 후반부터다.
과거 뉴미디어가 활발하지 않던 시대에는 광고주로부터 협찬받은 제품을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녹이는 게 관건이었다. 이 탓에 당대 많은 드라마는 억지스러운 광고에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가까이할수록 어긋나던 드라마와 광고의 결합은 웹드라마 사업이 본격화되며 패러다임을 맞았다. 과거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던 광고에서 벗어나, 억지스럽더라도 솔직함으로 승부한다.
특히 유튜브 '짧은대본'은 뜬금없는 상황에 광고 제품이 등장하는데, 구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반응이다.
한편 웹드라마는 대체로 신인 감독과 신인 작가의 쉬운 데뷔 경로로 꼽히며, 주로 신인 배우를 캐스팅한다.
짧은 제작 기간과 분량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현실고증으로 사랑받는 유튜브 웹드라마 채널 3곳을 소개한다.
◆플레이리스트
"이때 연플리(연애플레이리스트) 감성이 그립다"
플레이리스트의 첫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이하 연플리)'는 10·20대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쉬울 정도였다.
대학생들의 현실 공감 로맨스 콘텐츠로 당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6년 전에 게재된 '썸이 끝나는 순간'이라는 영상에는 '2023년도에도 보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듯이 해당 댓글에는 1만3000천명이 공감했다. '설레고 싶을 때 와서 본다', '이거만 한 게 없다', '갑자기 생각나서 보러왔다' 등의 반응이다.
연플리 시리즈는 CD플레이어가 실행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는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캠퍼스 연인(CC)과 썸타는(호감을 느끼며 만나는) 사이, 헤어진 사이 등 캠퍼스에서 흔히 보이는 인물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이 콘텐츠 소재로 쓰였다.
초기 연플리는 한 편당 6분가량의 분량에서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15분 이상의 영상 길이로 늘어났다.
인기에 힘입어 여러 번외편도 제작됐고, 시즌4로 막을 내렸다.
웹드라마계의 시초이자 전설로 남은 연플리는 OST도 큰 호응을 얻었다. 가수 폴킴의 '있잖아', EXO-CBX의 '누가 봐도 우린' 등의 유명한 가수들이 연플리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학생의 사랑 이야기 외에도 '열일곱', '에이틴', '트웬티 트웬티'등의 나이 시리즈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네이버 계열의 웹드라마 제작사다. 지난 2017년 1월에 시작해 현재 2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짧은대본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
채널 소개란에 적힌 문구처럼 청춘들이 겪는 이성·동성 간의 미묘한 기류를 잘 표현한 대표 웹드라마 채널이다.
특히 '짧게 말해서' 시리즈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갈등, 질투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이 담겨있다.
남녀가 연애할 때 흔히 겪을 수 있는 관점 차이에 대한 콘텐츠가 큰 인기다.
'사람 질리게 하는 연애 종특'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사랑 표현 방식이 다른 남자와 여자의 연애를 그린 내용이다.
영상에서 남자 주인공이 친구의 전화를 받음과 동시에 "나 여자 친구랑 같이 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남성의 공감을 받았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친구가 전화로 이상한 이야기 할까 봐 미리 차단하는 디테일"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댓글은 1만명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남자는 개인 생활과 시간을 인정해 주는 여자에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는 재차 확인 하는 것에서 사랑을 확신한다.
누구나 사랑에 미숙한 시절이 있었기에 해당 영상은 많은 청춘의 현실 연애를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한 구독자는 댓글을 통해 "무조건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그저 그런 사람들이 맞물려서 돌아가는 인생의 톱니바퀴"라고 콘텐츠를 설명했다.
영상은 뚜렷한 결말 없이 검은 배경에 '그냥, 그렇다고'라는 자막으로 끝난다.
이 외에도 '시영 편', '가희 편', '진원 편', '유남 편' 등 한 인물의 감정에 집중된 시리즈도 큰 인기를 끈다.
현실고증을 담은 스토리 외에도 신인 배우들의 탄탄하고도 섬세한 연기력이 해당 채널의 특징이다.
유튜브 '짧은 대본'은 샌드박스 소속이다. 지난 2018년 12월에 시작해 현재 12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픽고
현실고증의 끝판왕 웹드라마로 꼽히는 픽고.
지난 2022년 12월에 총 5편으로 끝난 '보라 이야기' 시리즈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극을 이끌어가는 '보라'는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 비바람을 직격타로 맞으며 자라는 새싹 같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에게 '아픈 손가락' 같은 인물로 각인됐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현실적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보라 이야기'의 한 구독자는 댓글을 통해 "누군가에겐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누구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는 게 와닿는다"고 콘텐츠를 설명했다. 해당 댓글은 4000명에게 공감을 얻었다.
유튜브 '픽고'는 지난 2021년 5월 첫 웹드라마 영상을 시작했다. 현재 7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이 외에도 치즈필름(구독자 300만명), 하이틴에이저(297만명), 진용진(269만명) 등의 채널에서도 웹드라마 콘텐츠가 인기다.
에디터 M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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