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있으면 가벼운 낙상으로도 골절
80대 고관절 골절, 1년 내 사망률 33%달해
7일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빙판길에서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 골절 등이 대표적이다.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팔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으면 몸무게가 해당 부위에 그대로 실리게 되고, 원위 요·척골, 근위 대퇴골, 척추체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서다.
김진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평소 증상이 없는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작은 손상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사소한 실수로 넘어지면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손목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은 골절의 양상에 따라 석고 고정이나 침상 안정 등 비수술적 요법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고관절은 허벅지 뼈인 대퇴골과 골반이 연결되는 부위로,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의 경우 집안이나 빙판길에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손목 골절은 50~60대에, 척추 골절은 60~70대에 흔하지만 고관절 골절은 주로 80대 이후 발생한다. 인체에서 가장 두꺼운 뼈가 부러지는 것은 대부분 고혈압, 당뇨, 심폐기능 장애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관절 골절 수술을 하는 경우 기력이 약해진 환자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기존 질환의 악화도 우려된다. 기존 연구들을 보면 고관절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률은 19~33%에 달해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 교수는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리면 당장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해 참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노인의 경우 통증을 숨긴 채 누워만 있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도 겨울철 낙상을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50세 전후 폐경이 되면서 골량이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대부분 폐경 후 3~5년 내 골밀도 소실이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여성 중에서도 45세 전 조기 폐경이 왔거나 골절 병력, 좌식 생활 습관, 저체중, 갑상선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만성신부전증이 있다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척추뼈가 약해져 척추가 후만 변형되거나 압박되면 키가 줄어드는 것이 초기 증상 중 하나다.
운동은 골절을 유발하는 낙상 예방에 효과가 있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 위험 인자를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면서 "노년기 운동은 골밀도가 소실되는 속도를 지연시키고 근육과 운동신경을 발달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산책과 조깅, 등산, 에어로빅, 계단오르기를 추천한다"면서 "다만 척추에 압박을 가하는 허리 구부리기, 윗몸 일으키기, 복부 비틀기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뼈와 근력이 약해진 노인들의 경우 낙상으로 골절이 생기면 치료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빙판길 낙상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낙상을 예방하려면 보행 시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손을 주머니에 넣는 것은 삼간다. 눈이 내려 빙판길이 만들어지면 노인들은 외출 시 반드시 지팡이를 휴대한다. 신발은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면서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이 좋다. 집안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둔다. 화장실이나 베란다의 물기를 없애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슬리퍼를 신는다.
김 교수는 “강추위에는 옷을 두껍게 입다 보니 행동이 둔해지고, 눈이 덮여 원래의 지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발을 헛디디거나 빙판에 미끄러져 골절의 위험이 높다"며 “특히 노인의 경우 일단 낙상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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