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5일 총기난사로 부상자도 13명, 꽃과 기념물 수장
폭설로 노상방치 어려워.. 텍사스 유밸디는 청소해버려
사망자를 애도하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는 수많은 손글씨와 카드, 꽃다발, 장난감 등 1000여점에 달하는 이 곳 기념물들은 사고 현장의 길에서 루이스턴 박물관으로 옮겨져 카탈로그 제작과 수장을 위한 정리를 거쳐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이런 결정에는 실질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이 물건들이 눈 속에서 젖어 훼손되거나 제설차량에 밀려 사라질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조직한 사람들은 31명의 사상자를 기리는 이 기념물들이 사람들의 끔찍한 살상사고의 슬픔과 고통을 치유하고 지역사회의 새 출발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보존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다.
루이스턴 시내의 옛 제철소 건물에 자리잡은 메인주 창의 학습 노동박물관의 레이첼 페란테 관장은 "주민들이 이 사건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함께 단합하도록 하기 위해서 여기 모인 물품들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물들 가운데에는 '러브'란 글자를 의미하는 사인 랭귀지를 손으로 표현한 4명의 농아 사망자를 위해 만든 작은 조각품, 고인들에 대한 추모를 위한 각색의 촛불 등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오히려 훈훈하게 만드는 수많은 물건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망자에게 보내는 쪽지 편지와 마음을 담은 각종 기념물 , 볼링공과 다츠, 콘홀(작은 놀이용 곡식 주머니)등 볼링장과 그 옆의 콘홀 경기가 열리던 술집에서 피살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물건들도 진열되어 있었다.
가장 큰 물건인 봉제 사슴인형은 눈비를 맞아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총격사건이 일어난 날은 핼러윈 데이 전날이었고 이젠 계절이 바뀌는 상징인 눈까지 내려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메인주에서 일어난 사상 최대의 총격사건인 이번 참사로 주민들은 누구나 다 그런 범행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상처를 안게 되었다. 이 작은 마을에서 희생자들은 대개 지인이거나 지인의 지인이어서 상처가 컸다. 총격범도 결국 스스로 총을 쏘아 총상으로 인해 숨졌다.
몇 주일 동안에 걸쳐서 장례식과 추도식이 이어졌다.
미국에서 총격 사건 등 사망사건의 기념물과 추모글의 기록을 남기는 건 이제는 공통사가 되어있다. 역사가들은 대형 총격사건이 일어난 뒤에 그런 물품들을 보존하는데 앞장 섰고 콜로라도주 콜럼바인 고교, 플로리다의 펄스 나이트 클럽 총격사건 때에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지난 해 텍사스주 유밸디 초교 총격사건의 경우는 시 당국이 시청광장에 시민들이 남긴 꽃다발과 십자가 등 19명의 희생 학생들과 교사 2명을 위한 추모의 물품을 청소해버리는 바람에 학부모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메인주 박물관은 물품을 일단 접수한 뒤 신속하게 카탈로그를 발행해서 지역사회 주민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물품가운데 핼러윈을 맞아 가져다 놓은 커다란 호박들과 시들은 꽃들은 보존이 어려워 일부만 스캔을 해서 3D프린트로 복사한 것을 박물관에 수장하기로 했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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