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화재 진압중 순직 임성철 소방장 영결식…"걱정말고 잘 지내라"

기사등록 2023/12/05 13:12:23 최종수정 2023/12/05 15:45:29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구급대원

1일 창고 화재 진압하다 하늘의 별로

父 "아들 희생, 대원들 안전 자양분 되길"

尹 "젊은 소방관 잃어…희생 잊지 않겠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5일 오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2023.12.05.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뜨거운 화재 현장에 들어가 우리 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심장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꼈다"

"임성철 소방장은 우리의 곁을 떠나 영면에 들었지만, 그의 희생은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임성철 소방장과 5년간 함께했던 동기이자 친구인 장영웅 소방교는 간신히 울음을 참으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영결식이 제주특별자치도장으로 엄수됐다. 동료 소방관들을 비롯해 각 기관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를 대신해 온 김성중 장례위원장은 1계급 특집 추서 임명장을 고인의 재단 앞에 놓았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이날 임 소방장의 영정 앞에서 경례를 한 뒤 옥조근정훈장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고인은 화재 현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용감하고 헌신적인 소방관이었다"며 "젊은 소방관을 화마에 잃어 안타깝다. 화재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킨 고인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임 소방장의 아버지는 고별사를 통해 "보고싶은 아들아, 이제는 내가 너에게 아무 것도 못해주게 됐다. 그래도 이것만은 약속한다. 니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는 내가 지킬테니 걱정말고 잘 지내라"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이어 "아들의 희생과 청춘이 밑거름이 돼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며 "동료대원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 아들의 숨결을 가슴에 묻겠다"고 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5일 오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2023.12.05. oyj4343@newsis.com
동료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읽은 장영웅 소방교는 "그날 밤도 다름없이 우리는 출동 벨소리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깜깜한 밤을 구릅차를 타고 내 달렸다. 뜨거운 화재 현장에 들어가 우리 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심장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꼈다"고 애통해 했다.

이어 "나는 내일부터 다시 우리가 자랑스러워 했던 소방관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갈 것이고, 그때마다 너를 내 가슴에 품고 함께 갈 것"이라며 "내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임성철 대원의 이야기를 할 것이고, 너와 현장에 출동한 것을 자랑스러웠다 말할 거야"라고 명복을 빌었다.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구급대원이었던 임 소방장은 1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한 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던 임 소방장은 창고 바로 옆 주택에 거주하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진압 대원들과 함께 장비를 착용하고 화재 진화에 나섰다. 그러던 중 붕괴한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가 임 소방장을 덮쳤고, 그는 하늘의 별이 됐다.

고 임성철 소방장은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영면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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