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목표로 한 공개매수 규모가 너무 크고, 매수 단가도 낮아 사실상 목표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경영권을 노리기보다 횡령 의혹 등으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조현범 회장을 흔들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회사 벤튜라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지주사는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2만원에 지분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벤튜라는 조현식 고문, 조희원 씨 등과 공개 매수 등의 내용을 담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고문(18.93%)과 조희원 씨(10.61%)는 현재 총 29.54% 지분을 갖고 있으며,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49.89~56.86%의 지분을 확보한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으나, 벤튜라에 합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고문 측이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만 4000억~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데다, 살 수 있는 장내 유통 주식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는 조현범 회장으로 42.03%의 지분을 들고 있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 및 소액 투자자 17.25%, 외국인 10.37% 등이다. 조 고문 측이 경영권을 가져오려면 기관과 소액 투자자는 물론 외국인이 들고 있는 거의 모든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공개매수 가격도 문제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도 2만1850원으로 조 고문 측이 약속한 공개매수 가격(2만원)을 훌쩍 넘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조 고문 측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 고문 측이 실질적으로 노리는 것이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가 아니라 도덕성 논란을 빚는 조현범 회장을 흔들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분이 부족하더라도 내년 주주총회에서 기관 투자자 등이 조 회장에 등을 돌리면 표 대결을 더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나,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업계 관계자는 "조 고문 측이 내건 조건을 보면 2만원에 공개매수가 안 되면 바로 없던 일이 되는 일종의 공수표"며 "수천억 원을 투자해 지주사 경영권을 뺏기보다는 보석으로 풀려난 조현범 회장을 흔들고 공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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