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직장갑질119가 공무원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해결 방법 등 궁금증 50가지에 대한 답변 보고서를 발행했다.

3일 직장갑질119는 에버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공무원 갑질 제보를 바탕으로 '공무원 갑질 50문 50답 보고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대법원이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이기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해석했다"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유지하고 있어 이들이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 발행 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무원, 공무직 노동자들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공무직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적용되고, 공무원은 규정 적용이 배제된다는 것이 현재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무원 행동강령 등 특별히 정한 규정이 없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입장이다"라고 답변했다.

또 '괴롭힘 가해자가 퇴사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선 "국가공무원법 등에서는 퇴직 희망 공무원이 있는 경우 징계사유를 확인하고, 파면·해임·강등·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어 내부감사·조사 혹은 징계 의결 요구 중인 때는 퇴직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괴롭힘 가해자가 퇴사하기 전에 정식절차를 거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 소속이 다른 공무원 간 부당한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나요?' '가해자가 공무원이 아닌 민원인일 경우 대응 방법도 궁금합니다'' "공무원이 공무직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나요?' 등 공무원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보고서에 담겼다.

직장갑질119는 이처럼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직장 내 갑질로 고충과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공무원 자살 순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관련 순직 청구 건수는 107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장갑질119가 지난 9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중앙·지방 공공기관 종사자의 괴롭힘 경험 응답은 31.6%였는데,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72.7%)은 직장 내 괴롭힘을 '참거나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신고 허들을 낮추고, 신고자 등을 더 폭넓게 보호할 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공공기관 내 직장 갑질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민주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고 소속이 다른 노동자 간 발생한 괴롭힘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절차 및 법 적용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공무원에게도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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