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병립형 회귀·위성정당' 시사한 듯
비명 "원칙없는 승리보다 원칙있는 패배 택하겠다" 노무현 말 떠올라
[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이재명 대표가 선거제 개편과 관련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선거제 퇴행으로 가겠다는 얘기"라며 "이건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탐대실의 길"이라며 "옳지도 않거니와 이렇게 하면 이길 수도 없다. 조그만 장사를 하더라도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망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며 "정치의 생명은 병사도, 식량도 아니고 백성의 신뢰다. 아무리 선거에서 이겨도, 의석수가 많아도 신뢰를 잃으면 정치는 무너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없는 승리보다, 원칙있는 패배를 택하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돌이켰다.
그는 "노무현의 말이 떠올랐다"면서 "노무현의 길과, 이재명의 길, 어느 쪽이 지도자의 길인가. 어느 쪽이 승리하는 길인가. 어느 쪽이 민주당이 가야할 길인가"라고 물었다.
'원칙과 상식'도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2022년 2월 27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 모두가 국민 앞에 서서 약속한 결의안"이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총선용 위성정당을 방지하기 위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을 약속한 바 있다.
이들은 "말 바꾸고, 약속 뒤집는 것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거꾸로 갈 작정인가"라며 "한낱 기득권 지키겠다고, 국회의원 뱃지 한번 더 달겠다고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힘 이겨보겠다고 결의 따위, 약속 따위, 모른체 하면 그만인가"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168명 의원들께 묻는다. 우리 이대로 정말 괜찮나"라며 "역사앞에,국민앞에 부끄러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기를 정녕 원하시나"라고도 되물었다.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장 의석수를 확보하기 유리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나 위성정당을 유지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 한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도부 관계자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 병립형에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의 핵심인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본회의가 열리는 30일로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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