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푸틴 대통령에게 바치는 '은혜 갚음'
젊은 이스라엘 남성 1명 추가로 총 51명 석방될 전망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이번 최초의 일시 휴전에 합의하면서 맞교환 수를 에누리두지 않고 정확한 수치로 특정했다. 석방 인질 수는 딱 50명이며 석방 수감자·억류자 수는 그 3배인 150명이었다.
50명이나 150명을 4일 씩 같은 수로 나눌 수는 없었는데 하마스는 첫날 24일과 25일 13명 씩 석방해 모두 26명에 달했다. 26일 석방자 수가 14명이 되어 누적치가 40명이 되었는데 27일 마지막날 석방 예정통고 인원이 11명인 점으로 보아 26일의 14명은 '정상적인' 13명에 1명의 플러스 알파가 붙어서 나왔다.
그래서 계획대로 된다면 하마스가 풀어주는 인질 수는 50명이 아닌 51명이 된다. 26일의 14명 중에는 특별한 플러스 알파 1명이 들어있으며 그의 특별성은 '러시아계'라는 사실이다.
첫 일시 휴전인 이번에 양측이 합의한 석방 인질 수 50명은 이스라엘 국적자에 한정된다. 10월7일 하마스 특공대가 이스라엘 남부에 침입해 키부츠 일곱 곳과 뮤직 페스티벌 장에서 납치해 가자로 끌고간 인질 수는 처음 170명 대 중반 규모로 추정되었으나 240명 선을 넘게 늘어났다.
이 중 이중국적을 불문해서 헤아릴 때 이스라엘 국적자가 반에 불과하다는 초기 추정을 뒤집고 무려 201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인질 석방이 합의되었다. 나머지 40명의 순수 외국인은 모두 계절노동자로 태국인 32명을 비롯 네팔, 필리핀인 들이었다.
200명의 이스라엘 국적 인질들은 하마스로서는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 있는 꽃놀이패로서 하마스는 우선 18세 이하 미성년자와 여성 인질 83명 중에서 50명을 풀어주겠다고 했다. 실제 26일까지 사흘 동안 풀려난 40명의 인질 중 단 1명만 제외하고 모두 이 범주에 든다.
26일의 플러스알파 석방인질은 로니 크리볼이라는 이름의 러시아계 이스라엘인이며 25세의 남성이다. 하마스가 끌고간 이스라엘 인질 중 19~64세 남성 89명은 가장 늦게 풀어주거나 오래 풀어주지 않을 수도 있는 하마스의 '값진' 인질들이다.
크리볼은 이 89명 중의 한 명으로 이스라엘 북부 카르미엘에 살고 있던 건축공이었다. 하마스 침입 당일 한 키부츠에서 열렸던 수퍼노바 뮤직 페스티벌에 사운드 멤버로 참여했다가 인질로 붙잡혀갔다.
젊은층이 대부분인 페스티벌 참가자 중 그날 하마스에 무참하게 학살된 피살자 수는 최초 270명에서 현재 350명으로 늘어나 집계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총 사망자 1200명 중에서 군인 400명을 제외하고 800명의 민간인이 살해되었는데 그 중 반 가까이가 이 페스티벌에서 난도질 당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번 로니 크리볼은 여기서 살아남아 인질로 끌려갔다가 러시아계란 이유로 하마스의 특혜를 받아 이번에 젊은 남성 이스라엘 인으로 유일하게 풀려났다.
인질 석방은 카타르가 중재하고 있지만 크리볼 건은 카타르와는 아무 상관없는 특별 케이스로 하마스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은공 갚음'에서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문제로 러시아 및 푸틴 대통령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등 무진 애를 써왔다. 그래도 푸틴은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어나자 하마스의 남부 침입 학살을 비판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하마스 박살 전쟁이 부당하다며 즉시 정전할 것을 요구했다.
하마스는 푸틴의 이런 태도를 고맙게 여겨 러시아계 이스라엘 남성을 특별 석방한 것이다.
한편 하마스는 일시 휴전이 연장될 때 석방할 것으로 전망되었던 순수 외국인 석방을 이스라엘 국적자와 병행해 사흘 동안 18명을 풀어줬다. 태국인 17명과 필리핀인 1명이다.
이스라엘은 석방 인질 수의 꼭 3배인 팔 수감자 및 억류자를 석방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 하루 39명 씩 사흘간 총 117명을 석방했다. 러시아계 남성이 추가돼 14명이 풀려난 26일에도 13명 분으로 계산해 39명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합의한 150명에서 33명만 남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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