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4년3개월만에 개최…한일·한중 양자회담 예정
정상회의 연내 개최 관전 포인트…박진 "윤곽 잡힐 듯"
한일, 中에 대북 '건설적 역할' 요구 예상…中입장 주목
제10차 한일중 3국 외교장관 회의는 이날 오후 개최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주재하고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한다.
가미카와 외무상과 왕 부장은 전날 오후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 9월 취임 후 첫 방한이며,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이후 2년2개월여 만이다.
3국 외교장관의 만남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9년 8월 제9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4년3개월여 만에 성사된 것이다.
3국 대화는 보통 실무자 간 협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 정상회의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례다. 이날 회의의 관전 포인트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일정과 성과물을 도출하느냐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2008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12월 중국 청두 정상회의까지 총 8차례 개최됐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한일 과거사 갈등 등으로 4년 가까이 중단됐었다.
3국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차관보급 고위관리회의(SOM)에서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자고 합의했지만 한국이 희망하는 연내 개최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기우는 분위기다. 중국이 '완결'된 한·미·일 3각 공조 강화에 맞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어서다. 다만 한국의 희망대로 조기 개최가 확정되면 껄끄러워진 한중 관계의 개선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 장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프랑스 순방 수행 후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부산의 한 호텔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의장국으로서 그동안 준비를 하면서 일본·중국과 3국 정상회의를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할 전망이다.
3국 외교장관들은 정상회의 개최 시 도출할 성과물도 구체화한다. 지난 SOM에서는 ▲인적 교류 ▲과학기술 협력 및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 개발과 기후변화 ▲보건 및 고령화 문제 ▲경제·통상 협력 ▲평화·안보 등 6대 협력 분야를 정한 바 있다.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세도 논의한다. 외교부는 지난 24일 "이번 회의에서 지역·국제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북한에 제동을 걸기 위해선 북한의 '혈맹'이자 '뒷배'인 중국의 역할이 중차대하다.
3국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공식 오찬이 이뤄진다. 3국 간 조율된 의견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
오찬 전에는 한일 및 한중 양자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린다. 회담 직후에는 회담 결과에 대한 비공개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
한일 회담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 2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 소송에서 승소한 것에 일본 측 반발이 거세 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한중 회담에서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불발된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논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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