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예산 공방…야 "전액삭감" 여 "노무현 탄핵 때 청와대 예산 다 잘랐나"

기사등록 2023/11/23 19:57:06 최종수정 2023/11/23 20:07:29

예결소위서 갑론을박 끝 심사 통보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삼석 예산안등조정소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1.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하지현 기자 = 여야가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공방을 빚었다. 방통위 측은 원안 유지를 희망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 운영의 공정성부터 보장돼야 한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방통위에 대한 비판은 정권 때마다 있었다며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예산이라는게 결국 방통위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차질없이 관리되기 위한 운영경비라든가, 정책사업에 대한 운영예산인 건데, 방통위가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후보자였던 최민희 전 의원 임명 늑장 연기, 이에 대한 여파로 현재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운영되는 점 등을 문제삼았다.

또 "MBC방문진 이사장과 이사 해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부적절함, 위법성 문제까지 논란되고 있다. KBS사장 선임과정도 마찬가지"라며 "이 부분도 방통위가 본연의 목적에 맞게 법과 원칙에 따라 일하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래서 예산의 원안 유지를 동의할 수 없고 전체 일괄 삭감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방통위가 다시 한 번 거듭날 수 있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경비 등이 삭감됐는데 이것조차도 여야 합의 안 된 일방적 처리인 걸로 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가 사실 정권에 따라 제대로 운영 못한다는 비판을 상대당으로부터 받아온 게 사실"이라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하면 방통위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지 고민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깎자는 건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경비성 예산이 깎이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 공무직 임금, 운영직 공공요금, 이런 것들을 갖고 우리가 앉아서 삭감이라고 심각히 논의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감이 든다"고도 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을 추진 중인 점을 언급하며 "방통위원 2명이 50일도 안 되는 기간에 14건의 안건을 의결하고 진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 헌법상 법률위반 사항을 버젓이 진행하고도 무엇이 그렇게 당당해서 기본경비를 포함해 예산을 신청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조직 위상을 회복하지 않는 한 모든 사업을 전액삭감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심사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이 오갈 것을 우려해 심의에만 집중하면 좋겠다는 뜻에서 발언을 자제하려 했다. 그런데 이같이 논의되니까 한 말씀 드린다"며 "방통위의 편파성 정치적 중립성 문제는 현 방통위원장이 오기 전부터 문제되고 있었고,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기소까지 되어있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률적 위반 사항이 있다면 탄핵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 기관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도록 기본 경비를 삭감한다면, 우리가 예산심사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예를 들어 통계청의 통계조작이 문제되고 있으니까 통계청 예산을 전부 삭감해서 통계청이 앞으로 일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되는 것인지"라고 보탰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에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국회 예산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국회 해산권 부활을 운운한다는 건 국회에 대한 무례하고도 정치적인 태도다.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통위가 중립적이고 독립적 기관으로 거듭나기 전까지는 방통위도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로부터 견제나 그에 상응하는, 일괄절 삭감이 필요하단 의견 드린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방통위원장 탄핵사유가 적절한 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노무현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례를 꺼냈다.

그러더니 "그분들 탄핵됐을 때 청와대가 예산 다 잘라서 청와대 활동금지했나"라며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도 했다.

결국 방통위 예산안 심사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통으로 보류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judyh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