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사무총장 "CBDC는 중앙은행 의무…韓, 미래 통화 구심점"

기사등록 2023/11/23 15:27:08

카스텐스 "韓 CBDC 시스템, '디지털원'" 명명

CBDC 비전 달성에 정부·금융당국 역할 강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Agusti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 CBDC(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는 미래 통화시스템 비전에 부합한다."

아구스틴 카스텐스(Agusti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한국은행이 주최한 'CBDC와 미래 통화 시스템'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담 내내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카스텐스 사무총장은 "현금은 낡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회는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며 CBDC의 도입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페이팔과 같은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에 대해 "주권 화폐로서 우려가 된다"면서 "(CBDC 개발의)시급성이 있다. 이런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CBDC 개발에 적극 뛰어들 것을 당부했다.

CBDC의 프라이버시 등의 개인정보 위험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은 모든 정보를 분석하는 데 관심이 없다"면서 "300년 역사의 중앙은행은 그동안 한 번도 데이터를 이용한 적이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 총재의 CBDC 유통이 현금을 구축하게 될지에 대한 질문에 카스텐스 사무총장은 "현금과 CBDC는 공존 가능하다"면서 "현금을 취급하는데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현금은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카스텐스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CBDC의 도입을 강조했다. 그는  "토큰화된 화폐를 넘어 정부채, 주식 또는 부동산 등기부와 같은 다른 금융 및 실물 자산에 대한 청구권을 토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CBDC와 예금 토큰 등으로 구성된 미래 통화 시스템이 지향해야 하는 비전과 이를 달성하는 데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금융시장 인프라는 공공재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가능한 한 많은 자산군의 토큰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법적 과제를 해결하여야 하며 적절한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법이 중앙은행이 화폐로 발행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하고 있고, 여러 사례에서 현재의 법률 체계가 CBDC 발행을 허용하지 않거나 기껏해야 발행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텐스 사무총장은 한은의 CBDC에 대해 '디지털원'으로 명명하며 "한은의 프로젝트는 미래 통화시스템  전체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래 통화 시스템의 비전에 다가서기 위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언급하며 기술적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과 금융당국, 민간부문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추진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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