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강욱 '설치는 암컷' 등 발언으로 '곤혹'
당 지도부, 사과에도 논란 계속…징계엔 유보
민주 내부서 "온정주의", "제식구 감싸기' 비판
당 지도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구두 경고만 나올 뿐 징계 등의 실제적인 조치는 취해지지 않자 당 일각에서는 온정주의가 민주당 도덕성을 상실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같은 모습이 총선 악재로 이어진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강욱 민주당 전 의원의 '암컷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에게 말 한 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늘 진중하고 세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설치는 암컷'에 비유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조지오웰 소설) '동물농장'에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거는 잘 없다"며 '검찰 공화국'이란 표현조차 윤 정부에 과분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 전 의원의 발언으로 여성비하 논란이 불거지자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 대표 입장문 배포에 앞서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최 전 의원 사태에 대한 지도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연일 불거지는 당 내외 인사들의 설화가 당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인사들의 강경 발언이 연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망설였다. 결국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져 이번 논란으로까지 비화됐지만 당이 여전히 징계 등의 실질적인 조치는 피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통령 탄핵 발의를 해놔야 반윤 연대가 쳐진다"고 주장한 당내 강경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민형배, 김용민 의원은 최근 한동훈 장관 탄핵소추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돌출 발언으로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 지도부는 '무관심이 답'이라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즉각적으로 자제시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지자들을 향한 개인들의 의사일 뿐, 당이 적극 나서 발언을 저지하기엔 힘들다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최 전 의원을 비롯한 민형배, 김용민 등 강경파 의원들의 탄핵 발언에 대한 징계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지도부는 국민 여러분들이 불편을 느끼는 발언에 대해 자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당 차원의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온정주의'로 인해 당이 여전히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까지 당이 '제식구 눈 감아주기',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그럼에도 추상같이 안 하니까 '암컷' 등의 발언이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며 "징계를 세게 해놨으면 민주당은 그런 일에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는 선례를 만드는 건데 그런 경우가 안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강성 지지층만을 위한 모습을 보여 중도층의 민심과는 거리가 먼 정치를 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으로까지 이어졌다.
다른 한 초선 의원은 "강성 발언을 내놓는 사람들이 강성 지지층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받고 있고 소위 제대로 된 당내 이야기는 자꾸 내부총질이라고 비판 받고 있는 분위기가 근본적인 잘못"이라며 "대통령 탄핵 등의 이야기를 꺼내고 민심과 멀어지는 행태를 보이는 건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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