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백현 마이스(MICE)' 사업과 관련해 대장동 민간사업자에게 검토를 지시했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언이 나왔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그의 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신문 과정 전반에서 위례신도시 사업 개발과 관련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게 내용을 모두 보고했고 이들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이후 추진된 성남 백현 마이스(MICE) 도시개발사업 추진 도중 어려움을 겪자, 이 대표가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업자에게 맡겨보란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백현지구'(20만6천350㎡)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경에 저희(공사)가 추진하던 게 백현 마이스 사업이었다"며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먼저 결정하려면 방법이 외국인투자촉진법뿐이어서 고민하니 이재명 시장이 '남욱하고 정영학한테 한번 줘 봐라'라고 얘기했다"며 "남 변호사 등이 살펴보라고 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본인 지분을 포기하고 사업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성공에 도움을 줬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이같이 언급한 것이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신문에서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가 단독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사업 참여를 포기한 것에 이 대표가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재명 당시 시장이 (위례 사업을) 포기한 뒤 시작했는데 확실히 들어올 사람이 없단 확증이 없었다면 다시 시도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모) 날짜도 촉박하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추진)했다가 안 되면 욕만 먹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사업인데 못했다면 공사도 그렇고 반대 명분만 키워주는 것"이라며" (민간업자 참여 등) 확실한 게 없으면 저나 이재명이나 정진상이 진행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유 전 본부장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글을 쓰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하며 "이정섭 차장검사가 수사라인에서 배제됐는데 입장 있으신지", "한 달에 한 번 재판 원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된 당무 수행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원을 얻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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