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충북도교육청 '냉난방기 납품비리'를 수사 중인 경찰이 공무원 2명과 업체 대표 등 8명을 입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이 냉난방기가 부정 납품된 학교 등 20여 곳을 대상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어 비리에 연루된 관련자들이 줄줄이 경찰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교육청 소속 A씨를 뇌물, B씨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교육청에서 냉난방기 설치 공사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냉난방기를 부정 납품한 업체에서 에어컨(400여만원 상당)을 구매하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현금으로 에어컨 대금을 지급했고, 업체와 주고받은 입금영수증이 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청주의 신설 초등학교 기계 설비공사(냉난방기 7억원)를 조달청 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밀어준 의혹도 있다.
지역의 한 교육지원청에서 일하는 B씨는 초등학교에 설치할 멀티형(천장형) 냉난방기를 임의대로 저가형 패키지형으로 구매해 설치했다. 공문서를 위조해 교육청에는 멀티형으로 구매했다고 허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냉난방기 납품업체 대표 C씨와 D씨 등 전현직 직원 8명은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2018~2023년 3월까지 조달청 다수 공급자 계약으로 학교, 기관에 공급된 1등급 냉난방기 270여 대를 3~4등급 저가 사제품으로 바꿔치기해 부정 납품한 혐의다.
D씨 등은 납품할 학교를 나눠 적게는 10대에서, 많게는 수십 대식 냉난방기를 바꿔치기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씨와 D씨 등이 부당이득을 챙겨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건넸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업체가 관공서를 속여 제품을 부정 납품하는 데 냉난방기 제조업체인 대기업이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참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2명과 냉난방기를 부정 설치한 업체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할 대상과 확인해야 할 자료가 방대해 수사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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