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은유로서의 심연은 확실히 실제 심해와 잘 들어맞는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다는 머릿속에 쉽게 연상된다. 많은 이에게 심해는 불가해한 장소이고 그곳에 던져진 것은 다시 돌아 나올 가능성이 없다."
'눈부신 심연'(시공사)은 영국의 해양 생물학자 헬렌 스케일스가 지구에 남아있는 마지막 미개척지인 심해에 관해 쓴 과학 교양서다.
심해는 인간이 바다의 시스템을 알고자 하지 않았던 시기 쓰레기통으로 사용됐다. 방사능 폐기물에 돌을 매달아 가라앉히고 각종 해로운 물질을 별다른 생각 없이 일단 밀어 넣는 등 해류의 이동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과 해양 생물의 터전을 해쳤다.
헬렌 스케일스는 이러한 파괴 행위가 우리의 생태 환경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지를 짚어내며 "심해의 위기는 곧 지구 공동체 전체의 위기"라고 말한다. 심해는 물 밖의 세상과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대기와 기후의 균형을 유지하고 중요한 물질을 저장하거나 방출한다. 이 모든 과정이 없다면 지구의 생명은 견디기 힘들거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살아 있는 모든 생물에 심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양 생태계가 지구 기후의 근간이라는 사실이 점차 명확해진다. 인류가 배출하는 전체 탄소의 3분의 1이 바다로 들어가 재앙을 몰고 올 기후 위기에서 지구를 구한다. 우리의 미래는 심해에서 일어나는 일에 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