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려움 많았다…저보다 동료들 우승 더 기뻐"
"많은 분들 앞에서 경기 할 수 있었던 자체로 감사"
이상혁은 한국 나이로 28살에 불과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LoL) 선수 중에선 노장 축에 속한다. 그런데도 소속팀 T1을 7년 만에 다시 우승의 길로 이끌며 롤드컵의 새 역사를 썼다.
T1은 2013년, 2015년, 2016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이상혁 본인도 지난 2013년부터 11년 동안 T1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며 세계 최초로 롤드컵 4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하지만 그는 우승의 공을 팀과 동료들에게 돌렸다. 팀 내 맏형인 그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팀원들이 너무 고생했다. 고맙다"고 전했다.
경기 전에도 '네 번째 롤드컵 우승은 팀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던 이상혁은 "많은 분들이 저로 인해서 기뻐하셨으면 좋겠고, 팀원들이 우승하는 것이 제가 우승하는 것 보다 더 기쁠 것 같았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본인은 앞서 세 차례나 우승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후배들도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렸으면 하는 맏형의 바람이었던 것이다.
T1과 이상혁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많은 LoL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5년 만에 한국, 9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을 보려는 팬들로 고척스카이돔이 가득 찼고, 광화문 광장에서는 1만5000여 명이 거리 응원을 펼쳤다.
이상혁은 우승 소감에 대해 "기분 좋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자체가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페이커는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 또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다. 그랬던 그가 무려 7년 만에 한국 팬들 앞에서 당당하게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그의 선수 생활을 고려할 때, 언제 다시 한국에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더 의미 깊었다.
한편 이날 결승전은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오프닝 세리머니로 선보인 '갓즈(GODS)' 무대를 보기 위한 LoL 팬들도 상당했다. '갓즈'는 이번 롤드컵 주제곡이다. 뉴진스는 K-팝 그룹 완전체로는 최초로 이 대회의 주제곡을 불렀고, 역시 K팝 완전체로는 처음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이상혁은 오프닝 무대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앞선 무대도 굉장히 멋있었을 것 같은데 못 봐서 아쉽다"며 "작년에도 못 봤는데 올해는 다시보기로 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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