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50년까지 1800만t 수소 옮길 것"…'에너지 운송 허브' 네덜란드 로테르담

기사등록 2023/12/07 14:44:34 최종수정 2023/12/07 16:33:28
[사진=로테르담] 구예지 기자=지난달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청에서 바라본 로테르담 항구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로테르담=뉴시스]구예지 기자 =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로테르담 항만청 건물 너머로 보이는 항구에는 수소를 실어나르는 배 수십척이 모여있었다.

배 위에 솟아오른 크레인은 석유 시추선을 연상케 했지만 실제로는 전세계에서 온 수소를 유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로테르담 항구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물류 허브지만 지금은 유럽에서 필요한 수소의 13%를 수송하는 에너지 중심지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만난 마크 스툴링하 디렉터는 "네덜란드의 목표는 2050년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같은 해까지 로테르담 항구에서 수소 1800만톤(t)을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네덜란드 정부는 수소를 새로운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입을 모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수소는 지속가능하게 생성된 전기로 만들어진 경우에만 친환경 '그린' 수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그린 수소산업 생태 구축을 위해 로테르담 항만청은 지속가능한 수소 생태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로테르담=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청에서 바라본 로테르담 항구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소는 네덜란드에서 중요한 미래 에너지원이다. 스툴링하 디렉터는 "수소 에너지는 지금까지 개발된 재생에너지 중 이동이 가장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며 네덜란드가 수소에 집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네덜란드 수소 개발에 필수 조건은 대규모 수소 지하 저장시설 확보다.

수소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수송과 저장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유연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소는 에너지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회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소 저장과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로테르담 항만청은 42km 길이의 지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데 착공했다.

스툴링하 디렉터는 "2027년 파이프라인 완공이 목표"라며 "네덜란드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460만톤(t)의 수소를 유럽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테르담=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청 앞 공원에 로테르담 항구에 대해 설명해 놓은 팻말이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소는 기체·액체 등 다양한 상태로 운반될 수 있지만 암모니아의 형태로 옮기는 것이 지금까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암모니아의 경우 열을 가하면 질소와 수소로 금방 분리돼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질소는 공기 중에 내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로테르담 항만청이 이끄는 18개 회사의 이니셔티브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바꾸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네덜란드의 전 세계 수소 수입액과 수출액은 매년 껑충 뛰고 있다.

수소 수입액은 2021년 5184만4000달러에서 지난해 1억5124만4000달러로 늘어나 191.7%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은 네덜란드가 수소를 6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2021년 기준 네덜란드는 한국으로부터 2373달러의 수소를 수입했다.

네덜란드 수소 수출액도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4.3% 늘었다. 수소 허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로테르담=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7일 방문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청 건물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 꾸준히 로테르담과 함께 수소 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올해 5월 토레트담에서 열린 세계 수소 써밋(World Hydrogen 2023 Summit & Exhibition)에서 한국 수소 홍보·상담관을 운영했다.

올해 4월에는 로테르담 항만청, 쉘(Shell) 등이 참가하는 '한-유럽 수소 파트너링 웨비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유럽 수소 프로젝트 현황을 소개하고 국내 수소산업 현황과 주요기업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로테르담의 접점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스툴링하 디렉터는 "부산항만공사, 포스코와 교류하고 있지만 수소 에너지 지식을 나누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교류를 늘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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