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따오 올인' 수입사 경영, '방뇨' 폭탄 한방에 희망퇴직 사태 불러와

기사등록 2023/11/18 11:00:00 최종수정 2023/11/18 14:44:10

수입사 비어케이, 매출 대부분 칭따오 맥주서 올려

"생산 라인 다르다" "출고 전 검수 약속"에도 타격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달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칭따오 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3.10.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중국 맥주 브랜드 칭따오를 국내에 수입하는 비어케이가 '소변 맥주' 논란 휩싸이며 실적이 악화하자 결국 '희망 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작업복을 입고 안전모를 쓴 한 남성이 중국 현지 칭따오 공장에서 맥아 보관 장소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퍼지면서 국내에서도 후폭풍이 거세진 것이다.

비어케이는 거의 대부분의 매출을 칭따오에 의존하고 있다.

해당 논란 이후 비어케이는 "영상 속 공장은 중국 내수용 제품을 생산해 국내 제품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출고 전 전제품을 정밀 검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비어케이는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120여명에 달하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지난달 작업복과 안전모를 쓴 한 남성이 중국 현지 공장의 맥아 보관 장소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퍼지면서 칭따오 국내 판매가 추락하면서다.

 영상 속 공장은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제3공장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이 퍼진 직후 비어케이는 "현재 칭따오 맥주 제3공장의 위생 문제 논란에 대해 칭따오 본사에 확인한 결과, 칭따오 맥주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3공장은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따라서 현재 비어케이가 수입하고 있는 칭따오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칭따오 맥주를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정밀 검사와 현지 실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어케이 CI. (사진=비어케이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국내 중국 맥주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는 분위기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 맥주 수입량은 지난달 2281t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6% 급감한 셈이다.

논란이 터진 직후인 지난 주말(21~22일) 편의점 A사의 칭따오 매출은 전주 대비 26.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B사, C사의 칭따오 매출도 전주와 비교해 각각 20%,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비어케이의 매출은 상당수를 칭따오에 의존하고 있다. 

2003년 칭따오의 한국 내 공급원으로 선정된 비어케이는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광고 문구로 국내에서 칭따오 흥행을 일으켰다.

양꼬치·마라탕·훠궈 등 중국 음식 인기로 국내에서 성장한 칭따오는 2019년 이후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반사이익을 보며 국내 수입맥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비어케이는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영업이익 69억원에서 적자전환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52억원에서 1015억원으로 3.5% 감소했다.

비어케이의 영업이익은 ▲2018년 237억원에서 ▲2019년 71억원 ▲2020년 68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류 소비가 감소한 기간에도 흑자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사전에 매출 다각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이번 '소변 칭따오 논란'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비어케이는 칭따오와 라오샨 두 종류의 맥주를 취급하는데, 라오샨은 칭따오 맥주 제조사인 '칭따오 브루어리'가 생산한다. 사실상 칭따오 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현재 비어케이는 1968년생인 이영석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37.5%에 달한다.

이 외에도 동업자인 사내이사로 김우영, 이주훈씨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지분 15%,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16년 7월 사임한 이승욱 사내이사가 15%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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