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사찰·성당 찾은 학부모들[2024수능]

기사등록 2023/11/16 11:54:23 최종수정 2023/11/16 14:57:29

조계사, '수능 대박' 기원초 공양 진행

명동성당, 별도의 수능 미사 진행 안돼

3수생 부친 "저녁에 아들과 소주 한잔"

고3 모친 "딸보다 내가 더 긴장" 눈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수능 고득점 기원 법회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2023.11.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홍연우 박예진 인턴 이주영 인턴 기자 =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되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빗속을 뚫고 사찰과 성당을 찾아 자녀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이날 뉴시스가 찾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와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는 비가 오는 흐린 날씨에도 간절한 기도를 드리러 온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계사는 '좋은 결과 있기를'이라는 문구와 함께 마실 거리를 나눠주는 부스와 수능 응원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했다. 수능대박 기원초 공양을 진행하기도 했다.

3수생 아들을 둔 한 아버지는 "(아들이) 20살이 돼 가장 즐겨야 할 나이에 공부를 계속 하고 있는 것이 많이 속상하다"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곳을 가고 싶어 하는데 한 번 사는 인생 본인이 하고 싶은 만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녁에 맛있는 것과 함께 아들과 소주 한잔 마실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더라"라며 웃었다.

손자를 위해 조계사를 찾은 73세 할머니는 "손자가 유명한 제빵사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할머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부처님 기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길을 만들어 가려는 것이 참 대견하다. 그래서 항상 좋은 일이 있기를 기도한다"며 "배운 대로, 공부한 만큼 좋은 결과가 따라오기를 부처님께 기도한다"고 전했다.

수능대박 기원초 공양을 올리고 나온 한 어머니는 "오늘 새벽 2시에야 잠을 이뤘다. 딸보다 내가 더 긴장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2주 전부터 오늘 점심을 위해 식단을 만들었고 그중에서 딸이 고른 것으로 해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주영 인턴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명동성당은 별도의 수능 미사 없이 차분한 분위기이다. 2023.11.16. jooyoung445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명동성당은 따로 수능 미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기념품점 등에도 수능 관련 물품이나 봉헌 봉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학부모들은 개인적으로 성당을 찾은 모습이었다.

성당으로 향하는 한 중년 부부는 "지금 국어가 끝나고 쉬는 시간인데 잘 준비했을 테니 걱정은 없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고3 수험생 딸을 둔 또 다른 중년 부부는 미사를 마치고 나오며 "떨리지만 딸이 원하는 대학으로 보내주려고 한다"고 했다.

2024학년도 수능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가지고 갈 수 없으며 전자기기를 반입한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확진자도 다른 수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다만, 확진자는 시험장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권고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KF94,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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