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용인 신규택지 키워드는 '반도체'…"서울 주택수요 분산 효과 기대"

기사등록 2023/11/15 14:51:55 최종수정 2023/11/15 16:41:31

오산세교·용인이동 지구, 반도체 배후 주거지 역할

반도체 산업 배후 도시 성공 여부 자족 기능에 달려

[서울=뉴시스] 국토교통부는 구리토평2(1만8500가구), 오산세교3(3만10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청주분평(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를 신규택지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15일 6만5500가구 규모의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를 공개했다.

이번 신규 공공택지의 키워드는 '반도체'로 요약된다.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 신도시'를 조성하는 동시에 서울과 수도권 주택 수요를 경기 남부권으로 분산하는 효과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국토교통부는 구리토평2(1만8500가구), 오산세교3(3만10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청주분평(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 등 5곳의 신규택지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체의 81.8%에 해당하는 6만5500가구가 수도권에 집중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구리토평2지구는 한강변이면서 서울 동부권과 접해 있어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의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정부는 이 지구의 입지적 장점을 살려 한강 조망 특화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교통망으로는 추후 GTX-B가 지나는 상봉역(7호선), 장자호수공원역(별내선) 등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지하철7호선 상봉역과 별내선 장자호수공원역을 연결하고, 지구 내·외부를 순환하는 대중교통 노선을 신설해 철도교통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서울 주택수요 분산에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진현환 주택토지실장은 "중장기적으로 4~5년 후에 주택공급 여력을 확충해서 꾸준히 늘려나가겠다는 취지"라며 "이번 택지지구 선정의 특징은 소위 말하는 서울의 주택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오산세교, 용인이동 등 2곳을 합친 4만70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배후 도시 조성을 의미한다.  
  
오산 세교3지구는 3만1000가구로 화성·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부에 위치해 R&D·업무 등 반도체산업 지원기능 강화가 예상되는 입지다. 2025년 개통하는 KTX, 현재 추진 중인 GTX-C 연장 등 철도교통을 기반으로 서울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만600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용인이동 지구는 지난 3월 발표한 반도체 국가산단에 인접해 첨단 IT 인재들의 배후주거지 공급이 필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된 신규 택지는 국가적으로 적극 추진이 예정된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산업단지와 배후지역을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라며 "각 지역의 미래계획에 맞춘 선제적 계획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 확충을 위해 전국 5개 지구 8만 가구 규모(구리토평2·1만8500가구, 오산세교3·3만10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청주분평·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제공) 2023.11.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반도체 산업 배후 도시는 자족 기능 탑재 여부에 따라 성장성이 좌우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택지의 아이덴티티를 좌우할 자족기능이 안착하기 위해선 반도체 클러스터와 유니콘팩토리 같은 민간 기업들의 입주의향 및 부응이 사전에 조율 전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택지 성장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과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는 택지가 주를 이룬 만큼 서울 주택 수요를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하남 감북과 김포 고촌, 고양 화전 등이 이번 택지지구 발표에서 모두 제외됐다. 이들 지역에 거론됐던 것도 서울 주택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서울 인접 지역이란 이유에서였다.

진 실장은 이들 지구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 "그 후보지를 개발해서 주변 지역의 반발이 있거나 단체장이 적극적이지 않고 소극적이면 나중에 본지구를 지정할 때까지 사업이 어려워진다"며 "아주 좋은 위치에 입지를 하더라도 사업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다 제외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구 아파트에 실제로 입주하는 데 까지는 갈 길 멀어 주택공급 효과를 당장 체감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3기 신도시도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 동남권과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 지역이 다수 포함돼 있어 향후 서울 주택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2027년 상반기에 사전청약과 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당장 시장 안정에 기여하기 보다는 향후 대량 주택공급을 통한 심리적 안정 시그널을 주는 것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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