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성냥공장 관련 아카이브 작업 완료
경북 의성군이 마련한 '성냥공장 열리는 날' 행사에 참석한 손윤동(65) 전 공장장은 낡은 공장 건물과 녹슨 기계를 바라보며 벅찬 감회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의성군은 2021년부터 시작된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 성과물을 대내외에 알리고, 향후 자립형 관광거점공간이 될 성냥공장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의성성냥공장에서 '성냥공장 열리는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옛 공장 근로자 등이 참석해 성냥 제조 과정 및 당시 성냥공장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려줬다.
손 전 공장장은 "힘들었지만 재밌는 일도 많았어요. 성냥공장에 근무하는 아가씨가 200명쯤 됐어요. 인기가 참 많았어요. 부끄러워서 정문으로 못들어갈 정도였어요. 요즘 BTS 뺨치는 거죠"라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의성성냥공장이 2013년 11월 폐업할 때까지 이곳에서 28년간 근무했다는 김문주(64·여)씨도 제조 과정을 들려주며 옛 추억을 꺼냈다.
이번 행사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 성과물과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을 즐겼다.
의성향교와 의성성냥공장 연계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최해완 도자기 명인의 도자기 전시, 이재 사진작가의 성냥공장 전시회, 이승호 화가의 토크콘서트, 김봉희 다큐멘터리 감독의 무료사진 촬영 등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성냥공장 주변 마을 부녀회와 유명 쉐프(수라재)가 의성 농특산물로 개발한 음식을 선보이는 '마을부엌', 사업 현황과 3D 아카이브, 당시 성냥공장에서 실제로 사용한 자료를 보여주는 전시, 추후 조성될 성냥공장에 민간 운영주체들의 상품과 체험을 소개한 마켓 등도 인기를 받았다.
현재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의 진척도는 30%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성냥이 주인공이었다면 이제는 성냥공장을 사람들의 공간으로 바꾸는게 첫번째 목표"라며 "너무 조급한 마음에 '왜 아무것도 안바뀌느냐'라고 묻는 분도 있다. 조금만 긴 호흡으로 기다려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날씨가 추웠지만 관람객들 열기와 호응으로 성공적인 성냥공장 열리는 날 행사가 진행됐다"며 "주민들의 관심을 이어받아 성공적인 문화재생사업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성성냥공장(성광성냥)은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냥공장이다.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의성읍 도동리 일원에 설립돼 70여년간 지역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며 경북 향토뿌리기업 및 산업유산에 선정됐다.
의성군은 성광성냥공장 보존 및 개발을 위해 2020년 공장 기계와 일부 부지를 기부받고, 나머지 주변 부지 등의 매입을 완료했다.
이듬해 문화체육관광부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성광성냥공장에 대한 문화재생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오는 2025년까지 국비 80억원, 도비 24억원, 군비 74억원 등 총 178억원(투지매입비 포함)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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