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하루 전 서울 광남고·영신고 예비소집일
수험생들 긴장감·후련함 속 수험표 받아들어
"선배님 꿈 응원" "내년엔 보지말자" 응원전
"부담감 있지만…그만큼 잘 풀고 잘 찍겠다"
[서울=뉴시스]홍연우 김래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5일 예비소집일을 맞아 각 학교는 수험표를 받으러 온 학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수험표를 받아 든 수험생들은 "내년에 보지 말자"는 후배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교문을 나섰다.
이날 오전 뉴시스가 찾은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와 영등포구 영신고등학교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일 때 못 했던 장행식(응원전)열기로 뜨거웠다. 수능 응원전은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제한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4년 만에 돌아왔다.
본격적인 장행식이 시작되기 전, 각자의 반을 찾아 수험표를 수령한 학생들은 긴장감과 후련함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묘한 표정으로 수험표를 훑어보는 모습, 홀수인지 짝수인지 서로의 수험번호를 확인하며 애써 긴장을 풀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수험표 배부가 끝난 뒤 학교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함성 소리로 가득찼다.
영신고 학생들은 수험생들을 위한 특별한 연주를 준비했다. 이 학교 1학년 김아윤(16)양은 "선배들 수능 잘 보시라고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노래를 연주하려 한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힘이 되는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 음악 선생님과 함께 골랐다"고 설명했다.
수험표를 받아 교정을 빠져나가는 선배들을 향해 후배들은 연신 "재수없다" "찍신 강림" "수능 대박" 등을 외쳤다.
광남고 학생들은 "선배님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3학년들이 교내에서 걸어 나오자 한데 모인 1~2학년 학생들은 박수와 함성소리로 이들을 응원했다.
후배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초콜릿 등 선물을 전달받은 3학년들은 머쓱한 듯 고개를 숙이면서도 연신 익숙한 얼굴들과 인사를 나눴다. 큰 소리로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하는 선생님을 발견하자 달려가 안기는 학생들도 있었다.
수험표를 받아 들고, 후배들의 응원까지 직접 마주한 3학년 학생들은 이제서야 수능이 실감 나 떨린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잘하고 오겠다"고 했다.
영신고 3학년 박소미(18)양은 "어제까지도 수능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는데 이렇게 수험표를 받으니 기분이 이상하고 몸이 떨린다"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3학년 김태윤(18)군은 "추운 날씨에 후배들이 나와서 응원해 주고, 앞에서 악기로 연주까지 해줘 고마우면서도 조금 부담이 된다"며 "그 부담감만큼 자신 있게 풀고, 잘 찍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은하 영신고 교감은 "지난해에도 작은 규모로 응원전을 진행했지만, 올해처럼 제대로 하는 건 오랜만"이라며 "흔쾌히 선배들을 위해 연주한 1,2학년 학생들도 기특하고, 이 마음을 받아 3학년들도 수능 잘 치고 오면 좋겠다"는 응원의 말을 전했다.
2024학년도 수능은 오는 16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되며, 수능 당일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하고 지정된 고사장에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가지고 갈 수 없으며 전자기기를 반입한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확진자도 다른 수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다만, 확진자는 시험장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권고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KF94,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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