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대포계정 수만개 만들어 범죄조직에 판 일당 검거(종합)

기사등록 2023/11/13 11:26:34 최종수정 2023/11/13 12:33:29

60명 검거·12명 구속 송치…대포계정 6023개 중지 조치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등 40여건 사기범죄에 악용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카카오톡 대포 계정을 대량으로 생성해 범죄조직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이 넘긴 대포 계정은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을 비롯한 보이스·메신저·몸캠피싱 등 40여 건의 사기 범죄에 악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3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및 사기·공갈방조 등의 혐의로 A(20대)씨 등 12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일당 4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4월부터 올 5월까지 휴대전화 유심 및 번호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카카오톡 계정 수만 개를 생성한 뒤 보이스·메신저·몸캠피싱 등 각종 범죄 조직에 대량으로 유통해 22억 6270만원을 챙기고,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명의로 알뜰폰 통신사 유심을 개통해 곧바로 번호 변경 및 이중번호(듀얼넘버)를 신청하고, 복수의 전화번호(유심 1개당 최대 5개 번호)로 변경하는 수법으로 총 2만4883개의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 등을 통해 광고했으며,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 조직에 카카오톡 대포 계정을 1개당 2만5000원~3만원에 판매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의 범죄 수익금을 토대로 추정한 불법 카카오톡 대포계정은 총 9만여 개로 경찰은 추산했다.

주범급인 15명은 지인 또는 사회 친구 사이인 A씨로부터 범행 수법을 전수받아 각자 조직을 만들고 2021년 4월부터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지역 소재 사무실에서 공범 45명과 함께 피의자들 명의로 카카오톡 대포 계정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의 카카오톡 대포 계정은 각종 피싱사기 등 사기 범행 41건에 악용됐고, 특히 지난 4월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협박' 사건에서 공범 간 범행 지시, 학부모 협박 등에 이들이 유통한 카카오톡 대포 계정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2명은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협박 사건에 연루된 계정을 판매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뉴시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카카오톡 대포 계정 유통 조직으로부터 컴퓨터와 휴대폰 등을 압수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자신의 명의로 제작된 카카오톡 대포 계정에 각종 범죄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이벤트 인증 때문에 인증 번호를 넘겨준 것이다' 또는 '각종 게임 계정을 만드는 데 제공했을 뿐이다'고 말하며 범행을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경찰은 이들의 카카오톡 대포 계정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국 피해 신고 사건 509건(피해액 약 112억원)에 대해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58대와 유심 199개를 압수하고, 사용 중인 카카오톡 계정 6023개를 사용중지 조치했다.

아울러 경찰은 법원의 추징보전 결정 등으로 이들의 범죄수익 14억4000만원을 환수 조치했다.

A씨는 경찰에 대량의 카카오톡 계정을 생성해 유통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 "범행 당시에는 피의자들의 명의로 알뜰폰 통신사 유심을 개통한 뒤 당일 해지하는 것을 반복해도 통신사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는 점을 노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유심 개통 관련 제도적 허점에 대해 관련 당국에 개선을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접수된 몸캠피싱 사건을 수사하던 중 범행에 사용된 카카오톡 계정이 전문적인 유통업자들에 의해 대량 공급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도 하루 만에 최대 5개 전화번호로 변경할 수 있고, 각각의 전화번호로 카카오톡 계정을 생성한 뒤 전화번호를 바꾸더라도 그 계정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카톡 계정을 남에게 판매하는 행위는 엄연히 형사처벌 대상이며, 다른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 방조범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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