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가자 북부서 매일 4시간 공습 중단"(종합2보)[이-팔 전쟁]

기사등록 2023/11/10 10:10:06 최종수정 2023/11/10 10:39:29

美 "이스라엘, 가자 북부 탈출로 2곳 운영"

이, 회의적이었으나 美 압박에 결국 수용

IDF "우리 인도주의 회랑 정책에 변함없다"

[워싱턴=AP/뉴시스] 이스라엘이 민간인 대피를 위해 매일 4시간 군사 작전을 멈추고 인도주의 회랑 두 곳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9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밝혔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전용기 탑승 전 기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2023.11.10.

[서울·워싱턴=뉴시스] 이혜원 기자,  이윤희 특파원 =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북부 민간인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통행로 2곳을 운영하고, 매일 4시간씩 공습 등 군사작전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미 백악관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은 당초 인질 석방 전 어떠한 휴전도 거부한다며 작전 중단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으나,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 결국 타협안을 내놓은 모양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오늘 이스라엘이 몇 가지 잠재적인 중요 조치를 취했다"며 "시민들이 가자 지구 북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통행로 2개가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첫 번째 통행로는 지난 며칠간 4~5시간 동안 열려 수천 명이 주요 작전 지역에서 벗어나 보다 안전한 남부로 갈 수 있도록 한 곳"이라며 "해안을 따라가는 두 번째 경로도 수천명을 남부지역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요구해 온 인도적 차원의 작전 일시 중단도 수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커비 조정관은 "일시적 중단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가자 북부 지역에서 매일 4시간씩 시행할 것"이라며 "3시간 전에 발표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중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군사작전이 없을 것이라고 들었고, 이는 오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은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이번 일시적 중단이 민간인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도착하는 것을 돕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조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이 지난 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2023.11.10.

미국은 한시적 작전 중단으로 가자 북부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하고,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진입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이 해당 지역을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커비 조정관은 "억류된 인질들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기회를 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 하마스 지도자들을 상대로 작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몇 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려는 추가적인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중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커비 조정관은 "분명히 우린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 계속되기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이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해 정확한 날짜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휴전은 적절하지 않다고 믿는다. 하마스만 이득 본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으로 가자 지구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시적이고 국지적인 전쟁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해 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3일 이스라엘을 직접 찾아 입장을 전했고, 6일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 회담 이후만 하더라도 인질 석방 전에는 어떠한 휴전도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 이후에는 전술적인 작전 중단은 고려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3일간의 전쟁 중단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스라엘이 타협안으로 4시간 중단안을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

[알부레이=AP/뉴시스]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부레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라 알딘 도로를 따라 남부로 대피하고 있다. 2023.11.10.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의 인도주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백악관 발표에 대해 "시간과 지역이 제한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전술적, 국지적 일시 중단만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군사 작전 중단은 이스라엘의 인도주의 회랑 정책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며, 민간인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남부로 이동할 수 있도록 4시간 동안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헥트 중령은 "하마스는 (민간인들에게) 이동하지 말라고 압박하지만, 수만명이 이동하고 있다"며 "이를 확대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는 인도주의적 휴전 관련 합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타헤르 알누누 하마스 정치국장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인도주의적 휴전 관련) 회담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8만명이 가자 지구 북부에서 탈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협조관(COGAT)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을 통해 하루 동안 8만명이 대피 통로를 통해 가자 북부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이스라엘군은 북부에서 5만명이 대피했다고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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