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72시간 내 표결 안되면 자동 폐기
철회 법적 효력 해석 놓고 여야 간 공방 벌일듯
정기국회 내 다시 발의…11월30일~12월1일 유력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전격 철회로 허를 찔린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다시 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탄핵안을 철회할 경우 일사부재의 원칙에 해당되지 않는 만큼 다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탄핵안 보고 즉시 법적 효력이 발휘하는 만큼 일사부재의에 해당해 회기 내 처리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핵안 철회를 둘러싼 법적 효력 해석을 놓고 여야가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오는 13일까지 '노란봉투법·방송3법' 처리를 막기 위한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상정하고 이 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의 플랜B 전략에 허를 찔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전날 당론으로 발의한 이 위원장과 손준성 대구지검 차장검사·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만약 이 기간 내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탄핵소추안은 폐기된다.
민주당은 어떤 식으로든 12월 정기국회 안에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일단 김진표 국회의장에 이날 국회 본회의 개최를 촉구하고, 이러한 계획이 불발되면 자동폐기 혹은 탄핵안 철회를 통해 다시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재로선 이날 본회의 개최는 어렵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직후 김 의장을 찾아가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72시간 내 처리될 수 있도록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의장은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탄핵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 가능성에 "없다. 못 연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다음 본회의 일정을 감안해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한 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의의 원칙'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탄핵소추안을 철회했다가 재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기국회 회기는 다음 달 9일까지로 여야가 합의한 정기국회 내 본회의 일정은 11월23일, 11월30~12월1일이다.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처리까지 최소 이틀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11월30일~12월1일 사이에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해 처리할 기회는 열려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의장께 우리가 제출한 탄핵안이 본회의에 72시간 내 처리될 수 있도록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고, 수용이 안 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동관 위원장을 포함해 검사 2인에 대한 탄핵안은 정기국회 내에 꼭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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