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중독' 치유 불가능한 불치병 걸린 것 아닌가"
"탄핵안 번번이 헌재서 기각…사과·유감 표명 없어"
"대통령 고유 인사권 부정…묻지마 탄핵=대선불복"
[서울=뉴시스]최영서 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은 9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된 데 대해 "총선을 앞두고 방송의 행정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의 손발을 묶어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하려는 속셈"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산회 후 '탄핵 남발 민주당 규탄대회'에서 "민주당이 또 기각될 것이 분명한데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위한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민주당이 소속 의원 169인 명의로 발의한 이 위원장,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과반수(150)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70여명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거대야당 입법독재 민주당은 각성하라', '탄핵중독 의회폭거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규탄대회는 양당 원내대표가 맺은 '신사협정'에 따라 국회 밖에서 이뤄졌다.
윤 원내대표는 "우리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의회폭거에 국민의힘은 엄중히 항의한다"며 "탄핵권 남용은 헌법 파괴 행위, 국정마비"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21대 국회 들어 압도적 다수 의석을 무기로 탄핵소추권을 남발하고 있다. 탄핵중독이라는 치유 불가능한 불치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된다"고 비꼬았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회의 구성원 21명 중 무려 8명이 탄핵 위협을 받았다. 민주당이 국정마비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국회에서 민주당이 가결한 3차례 탄핵안이 모두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되거나 기각됐다"며 "자신들이 일방 통과시킨 탄핵안 번번이 기각되는데도 민주당은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도 한 적 없다. 국민에 대한 염치는 물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기현 대표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마저 '묻지마 탄핵'으로 부정하겠다는 민주당이 가진 속셈은 대선 불복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난 정권 내내 심어놓은 방송 장악의 뿌리가 끊기면 더 이상 좌편향 공영방송을 앞세운 대국민 선동이 어려우니 민주당이 이토록 방통위 무력화에 집착하는 것"이라며 "검찰을 정치 권력 앞에 무릎 꿇리고 길들이기 위해 검사 탄핵 소추권 또한 무분별하게 남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에만 매몰돼 헌정과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생을 인질 삼는 민주당, 한마디로 상식을 포기한 무책임한 집단"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오만과 폭주, 반드시 국민들의 심판으로 갚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막기 위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 24시간이 지나서도 본회의가 열려있는 상태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 상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하고, 72시간을 넘으면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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