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관리 수단으로 약간의 제도 개선"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다가오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의 후보자 선정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복수 후보'를 허용했다. 북한이 나름대로 선거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 배경을 두고 통일부는 "자유로운 선거를 허용한 것이냐고 하면 전혀 그런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9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투표 방식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과 경제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민 민심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약간의 제도 개선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선거권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마지막 최종투표는 1명에 대해서 '흑백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흑백투표는 선거 시 투표장에서 단일 입후보한 후보자를 찬성하면 백색 투표함, 반대하면 흑색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는 북한의 투표 방식을 뜻한다. 사실상 공개 투표이기 때문에 선거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
앞서 북한은 8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27차 전원회의에서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법을 수정해 선거구에 후보자 1명을 고정하는 대신 2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둘 중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자 1인이 최종 흑백투표를 거쳐 대의원으로 확정된다.
북한은 개정한 법을 반영해 오는 26일 우리의 지방의회에 해당하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한다. 이번에 복수 후보자를 허용한 선거구가 몇 개나 되는진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선거를 내부 통제 강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도 예정돼있다.
당국자는 "투표를 하려면 사전에 시민증, 공민증을 대조하고 주민등록 재조사를 한다"며 "또 선거 기간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선거 전 정치행사, 강연회 등을 대폭 증가시키기 때문에 주민을 통제하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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