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대통령실은 미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군사기밀 유출 전력을 엮어 대통령실에 '간첩'이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별개의 사안을 엮은 추론일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특히 간첩 발언에 대해선 "참을수 없다"고 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안보실 국정감사에서 "확정적 판단은 내릴 수 없지만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최소한 한 가지는 얘기할 수 있다"며 "현재 대통령실, 안보실을 포함한 용산은 도청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제가 획인했다"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분명히 정리를 하는게 국민들이 보시기에 좋을 것 같다"며 "도감청 의혹이 터졌을때 안보실과 경호처 등 대통령실에 감청 위험성이 있는지 조사를 했고, 그 결과로는 도청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서 국회에서 보고를 드린바 있다"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를 보면 대통령실은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이것은 시긴트(장비를 통한 첩보활동)가 아니라 휴민트(사람에 의한 첩보 활동)에 의한 것이라 했다"며 "국가 주요 정책(정보)이 사람에 의해 다른 나라에 갔다면 이것이 간첩이다. 간첩 색출 작전을 해야 할 것 같다. 여기 앉아 계시는 분 중에 간첩이 있다"고 했다.

그러다 오후 질의에 들어서는 "간첩은 용산 대통령실 전체를 지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보 1차장은 군사비밀누설죄로 대법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안보실 핵심요원이 안보의식이 희박해 이런일(도감청)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대기 실장은 "저희 걱정을 해주시는건 감사드린다. 다만 추측성이지 않나. 안보실에 간첩이 있다는 것도 누군가에게 들으신거 아닌가. 우리 중에 간첩이 있다는 건 참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우리 1차장이 그 업무를 못할 정도로 보안의식이나 안보의식이 결여돼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태용 실장도 "1차장이 말하자면 (누설)혐의자라 도감청이 이뤄져 누설이 됐을 거라는 이런 추론을 말씀하신거라 생각하는데, 서로 다른 사안이라고 본다"고 했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의 기밀 문서를 보도하며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시민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해당 의혹으로 미국 당국자들을 지난 5월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지난 8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김 의원은 불송치 결정문을 확보해 공개하면서 "김태효 1차장은 군사기밀 유출 전력이 있다. 사면을 받았다 하더라고 안보실내 최고 기밀을 다루는게 부적절하다. 휴민트라고 하면 간첩이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불송치 결정문에는 "현재 피해자인 대통령실은 미국의 정보 수집 방식이 휴민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감청 의혹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어 범죄지를 특정할 수 없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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