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 사석에서 예의도 없이 험담해 제지한 것"
안철수 측 "동석자 질문에 답변…먼저 얘기 안 꺼내"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은 당시 각각 오찬을 위해 식당을 방문했다. 우연하게도 두 사람은 식당 내실 3칸 가운데 연접한 2칸을 배정 받아 식사를 하게 됐다.
안 의원은 당시 동석한 언론인들에게 이 전 대표가 지난 4일 부산 토크콘서트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로 발언한 것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헤이트 스피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반대로 말하면 교포 2세에게 미국 정치인이 한국말로 얘기하는 건 '너는 우리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라며 "의사에게는 '닥터 린튼'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미스터 린튼'이라고 한건 대놓고 무시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영어를 못하는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도 동석자들에게 했다.
이 전 대표는 칸막이 너머로 들리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듣고 안 의원의 존재를 인지했다. 식당 측이 옆칸에 누가 있는지 사전 안내 하지 않았지만 얇은 칸막이 하나로 나뉘어져 방음에 취약한 식당 구조가 상대를 인지하게 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동석한 언론인들과 식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안 의원의 발언이 계속 되자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씨 조용히 좀 하세요"라고 고함을 쳤다.
안 의원은 동석한 언론인들에게 "틀린 얘기한 건 없다"고 말했지만 이 전 대표에게 맞대응하지는 않았다. 안 의원의 목소리가 잦아지면서 이 전 대표도 더 이상 고함을 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식사가 끝난 이후 직접 마주치지 않고 식당을 떠났다.
이 전 대표는 뉴시스에 "본인 바로 뒤에 예의도 없이 험담을 해서 제지하고자 말한 것"이라며 "식사를 못할 정도로 시끄럽게 얘기하는 것은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안 의원이 20분 가량 험담을 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 측은 "동석자들에게 인 위원장의 부산 방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한 것이다. 먼저 (헤이트 스피치) 얘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이 전 대표) 제명운동도 해서 감정이 안 좋을 수 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