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신당 띄우기'에 나섰지만 당 안팎에서는 '창당은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으로 보수진영이 분열시 '배신자'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6일 방송 프로그램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당을 떠날 결심을 한 거 아닐가 생각이 든다'는 질문에 "그건 냉정하게 현실을 보자"며 "다른 당 만드는 게 본인한테 도움이 되겠느냐. 용기 있으면 우리 쪽에 들어와서 치고받고 싸우자"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방송 프로그램 '뉴스라이브'와 인터뷰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그분들을 위한 것도 아니고 하물며 우리를 위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보통 일 아니다. 신당 만드는 것, 많이 과거에 실패도 했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같은날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는 이 전 대표의 '서울 환자' 발언을 겨냥해 "서울에는 환자가 없고 부산에 환자가 있다. 마음 아픈 분이 환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도) 다 잘한 건 아니다.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류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조직과 자금력 등의 한계에 부딪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차당이 분열로 지목돼 보수 진영에서 '배신자'라는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바른정당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얘기는 협상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창당에 필요한 자금과 조직, 명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명계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거리를 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한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은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신당에 비명계가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개똥 같은 소리"라고 일축했다.
우 의원은 "설사 탈당한다 하더라도 그분들이 이 전 대표와 같이 뭘 도모한다, 그건 아닌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2월말까지 당이 변하지 않으면 다른 길을 찾겠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이 전 대표는 비윤계는 물론 민주당 비명계 등과도 접촉하면서 사실상 신당 창당을 위한 시동을 건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대표가 임명한 인 위원장이 시도하고 있는 대사면(징계 취소) 등 '끌어안기'를 거부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 등을 말하지 않는 혁신위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윤 대통령의 변화 또는 당정관계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만큼 혁신위의 당청관계를 둘러싼 기조, 나아가 윤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인 위원장의 끌어안기 또는 신당 창당 저지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인 위원장을 겨냥해 "혁신의 대상이 서울에 있다는 당연한 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무리 다른 얘기를 해봐야 승리는 요원하고 시간만 흘러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라. 억지봉합쇼라도 한다고 18개월간의 실정이 가려지느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5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라이브 방송에서는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12월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그는 4일 부산 토크콘서트에 찾아온 인 위원장을 향해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지금 상황에서 별로 얘기할 게 없다. 이준석이 환자라 절 찾아온 건가.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행사가 끝난 뒤 별도 회동 없이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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