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고금리 장기화 속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의 이자부담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이 소상공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가장 먼저 1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먼저 내놓으면서 다른 은행들도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 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방침이다.

우선 다음 달부터 약 11만명의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에게 66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추가 실시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춘다.

또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고금리 취약 차주 등 은행이 선정한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한다. 신규 가맹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약 20억원의 통신비를 지원하고 매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이용 고객 중 일부를 선정해 컨설팅 비용으로 약 15억원 지원을 실시한다.

이번 소상공인 금융 지원은 최근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의 이자부담 심화를 언급한 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나온 지원책이다.

윤 대통령은 1일 타운홀미팅 형식의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출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수산물 업자의 호소에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이런 자세로 영업을 해서 되겠느냐.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도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언급했다.

이에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KB국민, 신한, 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관련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늘 오전 임종룡 회장 주재로 전 그룹사 대표를 긴급 소집해 상생금융 현황을 점검하고 약속된 정책들의 신속한 실행을 주문했다"며 "각 계열사 별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고민토록 지시했으며 우리은행은 곧바로 전임원 회의를 실시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금융의 역할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규모 상생금융 방안을 준비해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소상공인 관련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내놓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발표 시기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주요 은행들은 다들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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