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점 "소변맥주 악영향에도 칭따오 반품 안돼" 논란…비어케이 "제품 이상 없어"

기사등록 2023/11/03 16:02:41 최종수정 2023/11/03 17:05:28

"제조사 잘못으로 판매량 줄었는데 피해는 소매점만" 울상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중국 맥주 브랜드 칭따오의 한 현지 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료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에 칭따오 맥주를 수입하는 비어케이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며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23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칭따오 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3.10.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소변 맥주 사태가 터지기 전에 칭따오 맥주를 3박스나 주문해 놨는데 이젠 찾는 사람이 없네요. 주류 업체에서도 반품이 어렵다고 하고 아무리 싸게 팔아도 유통기한까지 재고가 소진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음식점 업주)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대표 맥주 브랜드인 칭따오 맥주가 '소변맥주' 논란에 휩싸인 이후 이를 취급하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음식점 등에 칭따오 재고가 쌓이고 있지만 본사나 제조사가 반품을 받아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주들은 "칭따오 맥주가 팔리지 않고 있다"며 제조사의 실수인데 소매점에 재고 부담이 전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이를 수입·유통하는 비어케이측은 제품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반품을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제3공장에서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면서 빠르게 퍼져나면서 논란이 됐고 칭따오 맥주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로 A편의점에서 10월20일~11월2일 기준 칭따오 맥주 판매는 전주 같은기간(10월7~19일) 대비 52.6%, 전월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같은기간 B편의점에서도전주 대비 45% 줄었다.

업주들은 소변 맥주 문제가 불거진 이후 발주를 거의 하지 않고는 있지만 "유통기한이 도래하기 전까지 재고를 처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숨을 쉬고 있다.
[서울=뉴시스] 중국 칭따오 맥주공장 방뇨 영상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해당 영상 관련자들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확산되는 영상을 캡쳐한 사진으로,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3공장에서 헬멧을 쓰고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소변을 보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출처: 웨이보> 2023.10.23
한 편의점 점주는 "소변 맥주 사건 전에는 칭따오 맥주가 일주일에 2박스는 나갔는데 지난주 1캔만 팔렸다"며 "제조사 잘못으로 판매량이 크게 줄었는데 반품도 피해는 애꿎은 소매점들이 보고 있어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편의점 점주도 "이슈가 불거진 후 거의 판매가 되지 않고 있어 남은 재고를 다 팔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판매가 안되고 있어 반품을 문의했지만 본사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편의점 본사측은 상품 자체에 하자가 없으면 제조사 측에 반품을 요청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의 경우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는 등 문제가 있을 때만 제조업체 측에 반품을 요구할 수 있도록 계약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불법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번 '소변 맥주' 논란으로 맥주를 반품하기 어렵다.

실제로 2020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있었을 때 편의점 업계는 불매 운동 동참 차원에서 일본산 맥주를 할인 행사에서 제외했지만 업주들에겐 반품을 받아주지 않으면서 본사는 명분만 챙기고 가맹점에 손해를 전가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뒤늦게 유통기한이 임박한 일본 수입맥주에 대해 가맹본부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반품을 받아준 바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칭따오 맥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직원의 맥주 원료 방뇨 사건으로 위생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중국 맥주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3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칭다오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2023.11.03. mangusta@newsis.com
한 편의점 가맹본사 관계자는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반품이 가능하지만 식약처도 국내에 유통되는 물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입사에서도 반품을 받아줄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편의점 본사 관계자도 "현재 칭따오 맥주에 대해 반품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고 있고 제품 자체가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수사에 반품을 받아 달라고 요청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맥주의 경우 격일로 발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점주들도 칭따오 맥주를 박스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칭따오 맥주를 수입·유통하는 비어케이측은 제품에 이상이 없는 만큼 반품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은 문제가 있던 칭따오 제3공장 제품이 아니다"며 "제품 자체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반품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어케이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 수입된 칭따오 제품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출고 전 단계에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비어케이는 "절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식품위생검사기관에서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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