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표명 자제하며 여론 향방 예의주시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 등 '메가 서울'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편입론이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신중론을 거론하면서도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김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주영,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 서울 편입론'을 꺼낸 지 5일째인 3일에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박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돼 서울시가 확장되면 (김포시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지정권자는 서울시가 되는가"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매립지 영구적 이용 의도' 의혹을 언급했다. 김포시가 서울에 편입되면 서울의 쓰레기 매립지가 들어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들 의원은 다음 주 국회 예산안 질의 과정에서 해당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은 있지만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유권자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기류다. 자칫 이슈를 선점한 국민의힘에 끌려다닐 우려가 있고, 여론 추이가 달라질 수 있어 신중론을 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도 여당의 서울 확장론은 수도권 표심을 흔들기 위한 "총선용 졸속 정책"이라면서도 뚜렷한 찬반 입장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김포 외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광명, 하남 등 다른 경기도 의원들도 이러한 기류에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미묘한 의견 차이는 감지된다.
경기 광명시(광명시갑)가 지역구인 임오경 의원은 너무 성급하다며 반대 입장이다. 원내대변인이기도 한 임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출퇴근 인구 가장 많은 곳이 광명시다. 2009년 여론조사에서 서울 편입 찬성이 80% 넘었다. 조사하면 무조건 편입 찬성(으로 나온다)"이라면서도 "이런 일이 몇 차례 있다 보니 지역 시민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왜 총선 앞두고 이러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반면 하남시가 지역구인 최종윤 의원은 입장문에서 "이번 논의가 정쟁이 아닌 토론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최 의원은 "총선과 당리당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면서도 "충분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 찬반을 떠나 주민 의견을 모으고 공통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양기대(광명)·윤호중(구리)·박정(파주)·이용우(고양)·임종성(광주) 의원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수도권 한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 반대 기류가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은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해당 정책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여론 추이에 따라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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