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이 미래 반도체人에 건넨 조언…"일을 두려워 말아야"

기사등록 2023/11/02 20:08:16 최종수정 2023/11/02 20:27:30

모교 고려대서 '메모리 반도체 비전과 인재 육성' 강연

"고객별 다양한 요구 충족하는 '시그니처 메모리' 만들 것"

[서울=뉴시스]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SK하이닉스)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일이라는 건 여러분의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런 기회를 갖는 게 좋은거죠. 일이 없는 것보다는 많은 게 더 나아요. 워커홀릭까지는 아니지만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겠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 예비 반도체 인력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

곽 사장은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재료공학 석사, 박사를 취득했다. 모교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후배들을 만난 그는 "40년 전에 지금 이 자리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던 것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곽 사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수백명의 고대생들이 몰리면서 강연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연장인 과학도서관 대강당에는 강연 시작 전부터 학생들이 몰리면서 450여석의 좌석이 꽉 찼으며 바닥에 앉거나 서서 듣는 학생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곽 사장은 "고객별로 다양해지는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SK하이닉스만의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회사의 비전을 소개했다.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반도체고, 앞으로 기술 발전 속도가 높아지면서 메모리 시장을 꾸준히 우상향하며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생성형AI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고, 이같은 흐름 속 메모리 반도체 고객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최적화된 스펙의 메모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차별화된 스페셜티 제품인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어 가고, 이 시그니처 메모리 기술을 개발해내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므로 인재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끗 차이 디테일이 실력 결정…꼼꼼 확인 필수"
회사 생활을 하며 직접 느낀, 미래 반도체인을 위한 조언도 건넸다. 곽 사장은 "과거 1년 이상 일이 엄청 몰렸던 적이 있는데 그게 끝나고 한 3개월 일이 없었던 적이 있다"며 "일이 없어지니까 아무도 저한테 전화도 안 하고 찾아오지도 않더라. 그게 좋은 게 결코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이 없으면 사람에게는 결코 좋지 않다. 회사도 마찬가지"라며 "일이라는 건 사람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고, 그런 기회를 갖는 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홀릭'까지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이 없는 기간 꼭 무인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며 "일이 있어야 자기계발에도 좋고 삶도 윤택해진다"고 강조했다.

또 '한 끗' 차이의 디테일이 사람의 실력을 결정한다며 쉬워 보이는 일에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사장은 "반도체 공정에서 뭔가 하나가 망가지면 돈으로 따지면 수백억 이상의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게 된다"며 "숫자에 꼼꼼해져야 하고, 항상 교차체크하는 게 일상화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반도체 전문가를 꿈꾼다면 긍정적인 자세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많은 인사이트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는 수백 개의 공정이 있는 만큼, 반도체 전문가라면 많은 다양한 조직과 유기적으로 협업하기 위해 소통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별히, 의사결정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지난 40년 간 여러 위기를 이겨내고 현재와 같이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이 중심이 됐기 때문이라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기술을 있게 한 것은 결국 인재고, 기술 중심이라는 말은 곧 인재가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는 가까운 미래 이천, 청주, 용인 세 지역을 삼각축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거점을 만들고자 한다"며 "모쪼록 여러분과 같은 미래 인재가 잘 성장해 SK하이닉스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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