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단 인선 놓고 친명-비명 이견 지속
이재명, 취재진 '갈등' 질문에 직접 답변 피해
당 관계자 "기획단 인선, 갈등 불거질 문제 아냐"
비명 "침묵하면 당장은 모면해도 추후 힘빠질 것"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친이재명계로 꾸려진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의 공정성에 대한 비이재명(비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재명 대표는 총선기획단 논란에 침묵하고 있다. 이에 비명계는 "이게 통합이냐"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제22대 총선기획단을 출범했다. 여성, 청년, 원외 몫을 분배했으나 친명계 원내외 인사들이 대거 위원으로 포함됐다.
이에 비명계에서는 '친명기획단', '이재명 사당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총선기획단 구성원 면면이 친명계라는 이유에서다. 비명계는 총선 공천 중립과 당 통합을 위해 조정식 사무총장이 아닌 중립 인사가 사무총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총선기획단 구성을 두고 "통합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가결파 징계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이재명 대표의) 말 속에는 통합이 아니라 내 맘대로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냐"고 반발했다.
비명계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았다가 사퇴한 송갑석 의원은 전날(2일) 방송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성이 통합이었지 않나"라며 "조금 더 지혜롭게 해서 뒷말이 덜 나오게 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지도부와 친명계는 비명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총선기획단에는 통상 당연직 당직자들이 기본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친명에 가까운 구성원이 포함될 수밖에 없고, 꼭 친명계라고 보기 어려운 인물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러한 반응에 대해 "사무총장이 누가 된다고 해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고, 박주민 원내대표는 "통상적인 멤버들이 들어간 것"이라고도 했다.
총선 기획단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재명 대표는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기획단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고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비판만 늘어놓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총선기획단은 애당초 선거 컨셉 등을 기획하는 기구라 친명, 비명 따지며 공천 문제로 불거질 만한 기구가 아니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도) 굳이 답변을 안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태도에 불만을 제기한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서 '통합'을 외쳐 놓고도 비명계 우려를 불식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비명계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침묵하면 당장은 모면한다 해도 추후 본격적인 총선모드에서 총선기획단에 실려야 할 힘을 스스로 빼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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