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교육발전특구' 내년부터 시범운영…지역인재전형 확대

기사등록 2023/11/02 14:00:00

'아이 키우기 좋은 지방'…규제 특례로 교육 경쟁력 제고

초중고 교육과정 자율 지원하고 대학은 지역인재 선발

전국 설명회 후 내달 공모 시작…내년부터 3년 간 시범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 종합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0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비수도권 지자체를 특구로 지정해 유치원 돌봄부터 대학 입학까지 교육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교육부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2일 오후 1시30분 대전 호텔ICC에서 공청회를 열고 '교육발전특구 추진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목표로 추진하는 4대 특구 중 하나다. 지역에서도 수도권 못지 않게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 지역에서 교육 받은 아이가 커서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교육발전특구에는 다양한 규제 특례를 지원한다. 중앙 정부가 상향식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특정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하면 이를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구마다 적용되는 특례가 달라 다양한 교육발전특구 모델이 형성될 수 있다.

다만 '질 높은 돌봄'(유치원), '자율적인 교육과정'(초중고), '지역인재 유출 방지'(대학)로 이어지는 큰 틀의 규제혁신 청사진은 제시됐다.

이 중 대학 단계에서는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인재 입학전형'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비수도권 의대는 신입생 4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적용 범위를 더 넓히겠다는 것이다.

초중고 단계는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다. 수도권 못지 않게 학업성취도를 늘려 사교육비도 경감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발전특구 내에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자율학교, 영재학교, 과학고 등 지정이 보다 용이해질 수도 있다. 이를 두고 학교 간 서열화를 유발해 학생들의 중입·고입 경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입생을 전국에서 모집할 경우 대학처럼 지역인재전형을 일정 비율 이상 운영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특구 내 초중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등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혁신, 방과후학교 운영의 효과성을 높인 늘봄학교, 지역주민과 학교시설을 공유하는 학교시설복합화 등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예산·인력 규제 특례도 지원한다.

초중고 이전 영유아 단계는 유보통합과 연계해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지역에 맞는 돌봄체계를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과정이나 방과후 과정을 학부모 수요에 맞게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돌봄 서비스 모델을 발굴·확산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지방시대위는 내달부터 교육발전특구 공모를 시작해 내년부터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수도권 내 인구감소지역이나 수도권 접경지역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역이 신청 대상이다. 신청은 시장이나 도지사가 시도교육감과 함께 해야 한다.

시범지역 개수는 사전에 정해두지 않았다. 교육부와 지방시대위는 이달 중 보다 자세한 시범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내달까지 전국을 돌며 순회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교육발전특구 시범운영 기간은 3년이다. 시범지역과 정식 특구는 교육발전특구위원회와 지방시대위 심의·의결을 거쳐 교육부 장관이 지정한다. 다만 현재로선 시행 근거가 없어 시범운영을 위해서는 가칭 '교육발전특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역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인재가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지역인재 양성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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