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가자지구에 원조 전할 바닷길 제안…"광범위한 지지"[이-팔 전쟁]

기사등록 2023/11/01 17:47:10 최종수정 2023/11/01 20:39:29

키프로스 레메소스(리마솔) 항구 이용…물류 작업 개시

고위 관료 "네타냐후 총리도 제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유럽·아랍 국가·미국·팔레스타인자치정부도 제안 동의"

[레메소스(리마솔)=AP/뉴시스] 키프로스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해상 구호 통로를 제안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충돌로 가자지구에는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된 상태다. 사진은 2018년 2월23일(현지시간) 한 남자가 키프로스 남부 항구도시 레메소스(리마솔) 부두를 걷는 모습. 2023.11.0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키프로스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해상 구호 통로를 제안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충돌로 가자지구에는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된 상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 AFP 등 외신을 종합하면 키프로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자국 레메소스(리마솔) 항구를 이용해 유럽연합(EU)과 서아시아·북아프리카 일대 협력국과 함께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기 위한 물류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키프로스 정부 고위 관료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의 (해양 원조 통로 구축) 제안을 받고 반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회의 창이 열리면 구호품을 보낼 준비가 돼 있기를 원한다"며 물류 작업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앞둔 크리스토두리데스 대통령은 "키프로스는 가자지구에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항구에서 해상 통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계획을 어떻게 이행할지 논의하기 위해 오늘 이스라엘 총리, 유럽연합(EU) 수장, 미국과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해당 제안은 '인도주의적 중단(humanitarian pauses)'이라고 불리는 기간 원조가 필요한 사람에게 구호물자를 대량으로 전달하기 위한 해상 통로를 구축하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자지구=AP/뉴시스] 키프로스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해상 구호 통로를 제안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충돌로 가자지구에는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된 상태다. 사진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주민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속 생존자를 찾는 모습. 2023.11.01.

그는 해당 제안을 두고 이스라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원조에 하마스가 무기화할 수 있는 물품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 때문에 이스라엘은 해상 구호 통로가 개설돼도 레메소스 항구를 떠나기 전에 선적된 물품을 검사하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선박이 구호물자를 어디에 하역할지, 어떤 국제기구가 구호물자를 분배할지, 구호물자 수송을 어떤 선박에 맡길지 등 수송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가자지구에 어떤 원조가 가장 필요한지를 파악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당국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해당 당국자는 해당 제안이 아일랜드,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와 이집트,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요르단 등 아랍 국가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도 해당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키프로스는 가자지구에서 북서쪽으로 약 370㎞ 거리에 있다. 가자지구와 접근성이 우수하고, 일대 국가와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해 와 가자지구에 덮친 인도주의적 위기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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