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신반포2차·압구정현대 등 주요 단지 신고가 '행렬'

기사등록 2023/11/02 06:00:00

신통기획→재건축 탄력→투자 수요 증가→신고가

강남·목동·여의도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구름 사이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3.04.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과 목동, 여의도 등 주요 입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강남불패' 상징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대한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의 기대 심리가 집값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지부진하던 재건축 사업이 신통기획으로 빠르게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사업 속도를 빨리하는 제도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11차(전용면적 183㎡)는 지난달 5일 6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억5000만원 상승했다. 또 현대7차(전용면적 196㎡)는 지난달 17일 6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선 거래보다 5억~6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경매에 압구정동 재건축 아파트가 나오자마자 신고가에 낙찰됐다.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압구정동 미성 1차(전용면적 105㎡)은 지난달 26일 경매에 처음으로 나와 34억7999만9000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105.45%로, 역대 최고 매각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이 지난 2021년 33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 내외로 높였다. 한강변에서 가장 가까운 동도 기존의 15층 규제도 해제했다. 특히 창의적·혁신적 디자인을 반영하면 최고 층수를 50층 이상까지 허용키로 했다.

또 서울 양천구 목동과 여의도 등도 재건축 기대감을 타고 가격 상승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3단지(전용면적 95㎡)는 이전 거래보다 1억5000만원 오른 2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21년 6월 17억3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 4월부터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호가는 22억원선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전용 192㎡)는 지난 9월 3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시범아파트(전용면적 118㎡)도 같은 달 23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앞서 거래보다 1억6000만원 올랐다.

부동산 시장에선 그간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정비사업이 신통기획으로 물꼬가 트면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신통기획을 확정하면서 재건축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고,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영향을 받아 투자 수요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재건축 사업은 워낙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이 높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재건축 단지들인 만큼 조합 분담금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여러 잡음으로 사업이 표류하거나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통기획으로 강남과 목동, 여의도 등 노후 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일부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만, 재건축 활성화에 따른 투자 수요 유입 등으로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워낙 많고 오히려 희소성이 있어 재건축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더라도 투자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신속한 재건축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 유입으로 일부 주요 단지의 집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