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는 4일만에 끝났는데"…영풍제지, 하한가 행진 언제까지

기사등록 2023/11/01 07:00:00 최종수정 2023/11/01 07:17:30

작전세력에 최대주주 반대매매까지 쏟아져

반대매매 대상 지분 84%로 추정

매도잔량 2600만주 이상…'하한가' 장기화 전망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영풍제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신 모 씨, 김 모 씨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2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주가조작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영풍제지가 거래 재개 후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의 미수거래 반대매매가 아직 소화되지 못한 가운데 최대주주의 반대매매까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매도 잔량 대비 극심히 적은 거래량으로 장기간 하한가 행진이 예고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거래가 재개된 영풍제지는 4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직행했다. 모두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하는 쩜하였다. '쩜하'란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 사용되는 은어로 종목이 장 시작과 동시에 적은 거래량 속에 하한가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영풍제지는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지난 18일 장 마감 후 거래가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4월 발생한 라덕연발 8개 종목 주가 급락 사태 발생 이후 유사한 유형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해 집중 점검하는 과정에서 주가 조작 혐의가 포착된 것이다.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작전세력이 사용한 계좌는 약 100여개로 알려졌으며, 미수금은 4943억원에 달한다. 당시의 영풍제지 주가와 증거금율을 40%를 감안하면 작전세력이 보유하고 있던 영풍제지 지분은 전체 주식수의 52%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에 키움증권은 거래 재개 후 반대매매를 통해 영풍제지 미수금 4943억원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쩜하 현상과 함께 적은 거래량으로 반대매매 매물이 아직 소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영풍제지는 거래재개 첫날 거래량 5438주에 불과했고, 지난달 27일 거래량은 1만2508주로 나타났다. 30일에는 1만9825주였으며 전날에는 3배 가량 늘어난 6만6691주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한가 매도 잔량은 거래재개 첫날 1800만주로 나타났고, 지난달 30일부터 2000만주 이상으로 늘어났다. 전날 매도 하한가 잔량은 2603만주에 달한다.

이는 최대주주의 반대매매까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영풍제지의 모회사 대양금속은 지난달 30일 영풍제지 주식의 담보권이 실행된다고 공시했다. 담보권이 설정된 영풍제지 주식은 1479만1667주다. 이는 전체 주식수의 31.82%에 달한다.

작전세력의 추정지분과 최대주주의 담보권 주식 지분을 계산하면 약 84%가 반대매매 대상이다. 여기에 매수 주체도 없어 하한가 행진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키움증권의 미수금 손실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증권사들은 영풍제지의 하한가가 4거래일 정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차액결제거래(CFD) 주가 조작 사태 당시를 고려한 분석이다. CFD 주가 조작 종목들의 하한가는 4거래일에서 멈췄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총 4거래일 하한가를 간다면 미수금 손실액은 최대 355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이는 과거 CFD 이슈로 최대 4거래일 하한가를 기록한 것과 동일한 수준의 하락"이라고 말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한가 기록 횟수에 따라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 또한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약 2000억원, 5거래일 연속의 경우 약 35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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